DB하이텍, 테슬라 전력반도체 10년 장기 파운드리 계약 추진

1차 실사 합격… 10월 최종 승인 전망

2024-09-24     한주엽 전문기자
DB하이텍이 미국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될 전력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10년 이상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막바지 검증 작업 중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DB하이텍은 처음으로 테슬라를 최종 고객사로 받게 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반도체 양산 준비를 맡는 품질 담당 인력들은 지난 6월 DB하이텍 부천캠퍼스에서 실사를 했다(관련기사 : DB하이텍 '테슬라 반도체' 위탁 생산 추진). 생산 시설을 둘러본 인력들은 "우리 반도체를 생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8월 DB하이텍에 1차 합격을 통보했다.

테슬라는 9월 초부터 DB하이텍이 생산한 전력반도체를 차량에 탑재해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품질 이슈가 발생하지 않아 어렵지 않게 최종 승인 통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종 승인은 10월이 될 전망이다.  DB하이텍이 위탁생산하는 테슬라용 반도체는 130나노 BCD 공정 전력관리칩(PMIC)이다. BCD 공정은 아날로그 신호제어(Bipolar), 디지털 신호제어(CMOS), 고전압 관리(DMOS) 트랜지스터를 칩 하나에 구현할 수 있다. 주로 전력반도체 생산에 활용된다. DB하이텍이 생산한 PMIC는 테슬라 전기차의 전자제어장치(ECU)에 탑재된다. 해당 PMIC는 ECU가 필요로 하는 120볼트(V) 전력을 공급한다. 차량 마다 3~4개의 ECU가 탑재된다. PMIC 설계는 중국 반도체 회사 화룬마이크로(华润微电子技术设备, China Resources Microelectronics)가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룬마이크로는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돼 있는 반도체 회사다. 화룬마이크로는 미국 현지에 합작회사(JV)를 만들어 DB하이텍이 위탁생산한 칩을 매입해 테슬라에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룬마이크로의 미국 현지 JV의 파트너사가 어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룬마이크로는 생산 시설도 갖고 있는 종합반도체(IDM) 기업이지만, 한국의 DB하이텍 공장을 활용하고, 이쪽에서 생산된 칩은 미국 JV가 매입해서 테슬라에 공급하는 그림이다. 미중 갈등이 한창인 가운데 테슬라가 중국서 생산한 칩을 그대로 가져와 쓰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이 이번 프로젝트를 성사시킨다면 중국에 편중된 차량용 반도체 고객사가 미국 테슬라, 더 나아가 다른 메이저 차량 제조사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은 테슬라의 최종 승인이 나면 회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