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북미지역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공급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앞두고 있다. 생산 제품은 전장용 반도체로 중국계 미국 팹리스 기업이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디트(Audit) 통과 시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팹리스 기업 관계자는 올해 6월과 10월 DB하이텍 팹 실사에 나선다. 6월에는 팹리스 단독으로 진행하고, 10월에는 양사가 합께 실사를 진행한다. 반도체 생산을 앞두고, 팹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팹 실사 후 BCDMOS(바이폴라-CMOS-DMOS) 공정을 활용해 전장용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은 BCDMOS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BCDMOS는 아날로그소자(바이폴라)와 로직소자(CMOS), 고전압소자(DMOS)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공정이다. 이를 통해 칩 크기 축소와 제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주로 전력반도체 생산에 쓰인다.
테슬라는 자체 반도체 공장이 없는 만큼, 다양한 팹리스, 파운드리, 종합반도체기업(IDM)을 통해 반도체를 조달하고 있다. 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핵심 시스템온칩(SoC)은 자체 설계한 뒤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에 맡긴다. 반면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등 커머디티 성격을 띄는 반도체의 경우, 팹리스나 IDM 등에 외주를 준다. DB하이텍이 수주받은 건은 후자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월 실사는 예정된 건이지만, 6월 실사는 최근에야 잡혔다"며 "6월에는 팹리스가 단독으로 오고, 10월에는 팹리스와 테슬라가 함께 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의 10월 일정은 양산 관련 최종 실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생산 제품과 생산 시기, 물량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
DB하이텍 이외에 SK키파운드리도 테슬라에 탑재되는 반도체 양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키파운드리가 맡은 건은 PMIC다. 이르면 오는 7월께 양산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국내 파운드리 이용을 몹시 반기고 있다. 테슬라의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타 완성차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후공정 기업도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DB하이텍의 올해 2분기 팹 가동률은 7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키파운드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키파운드리의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은 70%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DB하이텍의 현재 고객 개발건은 500건 이상으로, 신규 제품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