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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위기
[기자수첩]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위기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4.09.0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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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4년 연속 플래그십폰 판매량 2019년 수준 못 미쳐
올해는 갤럭시S24 판매 늘자 폴더블폰 갤럭시Z6 판매 줄어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6 (자료=삼성전자)

"이런 날도 있네?"

상반기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 판매량이 같은 기간 전작을 10% 웃돌자 여러 부품업체 관계자들이 반색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이 예년 수준에 못 미쳤으니 그럴 만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갤럭시S20 시리즈의 출시 첫해 출하량은 2000만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2019년까지 신제품 출시 후 1년간 갤럭시S 시리즈가 3000만대 중반 판매됐으니 3분의 1이 줄었다. 2020년 초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여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해도, 코로나19가 상수였던 다음해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도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은 예년 수준에 못 미쳤다. 2021년부터 갤럭시노트 모델을 갤럭시S 시리즈에 통합했는데도 효과가 작았다. 그러던 것이, 올해 갤럭시S24 시리즈는 다시 3000만대 초중반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런데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크게 나빠졌다.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6 시리즈 판매량이 같은 기간 전작보다 10% 이상 적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Z플립6 판매가 특히 부진하다. 그간 Z플립과 Z폴드 판매량 비중은 7대 3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6대 4 수준이다. Z폴드6는 '더 얇은' 중국 폴더블폰과 힘겹게 경쟁 중이다. 

과거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했던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이미 갤럭시S 시리즈에 통합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보급형 갤럭시S24FE 조기 출시다. 그래도 보급형 모델이 플래그십 제품을 대신할 순 없다. 

올해 말까지 갤럭시S24 시리즈가 3000만대 초중반 출하되더라도, 폴더블폰 Z6 시리즈 판매량이 600만~700만대 수준에 그치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폰 전체 실적 부진은 올해 또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경쟁사인 애플과 대비된다. 연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코로나19 이전의 14억대에서 최근 수년간 11억~12억대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애플은 플래그십폰 시장을 장악했다. 미국 정부 제재를 받은 중국 화웨이 공백을 애플이 차지한 결과였다. 결국 애플은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처럼 플래그십폰이 안 팔리는 데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근 수년간 각각 100조원과 10조원을 웃돌았다. 플래그십폰 1대 판매로 올리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중저가폰 3~4대 파는 것과 비슷하다.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9년 2억9500만대에서 최근 수년간 2억대 초중반으로 줄었다. 전체 스마트폰과 플래그십폰 판매량이 줄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부품업계와 증권가에선 원가 절감 덕분이라고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요 부품 사양을 표준화했다. 표준화된 부품을 여러 모델에 적용하고, 부품 협력사 경쟁을 유도하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 한번 떨어진 부품 가격은 웬만해선 다시 오르지 않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선 재사용(Reuse) 부품도 늘었다. 플래그십 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원가 절감은 중국 중저가 제품과 경쟁하기 위한 측면도 있겠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부품협력사의 기대감을 낮추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탈 스마트폰'을 강조하는 부품협력사가 늘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6 '슬림' 모델을 출시한다. 얇게 출시된 중국 폴더블폰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물량은 수십만대로 많지 않다. 제품 내구성에선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우위에 있지만, 삼성전자 제품은 그간 변화가 작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 폴더블폰이 디자인을 앞세워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삼성전자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안으로 2번 접는 폴더블폰, 그리고 슬라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새로운 폼팩터 제품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목표다.

애플의 폴더블 제품 출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애플이 플래그십폰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5년여 만에 예년 수준의 플래그십폰 판매를 바라고 있고, 삼성전자 폴더블폰 성장이 예상을 밑도는 사이 폴더블 제품에 대한 부품업계 기대감은 애플로 옮겨가고 있다.

변화와 혁신보다 원가 절감으로 버티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 부품 협력사가 이탈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도 있다. 삼성 스마트폰이 다시 '혁신 아이콘'으로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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