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지·테스트(OSAT) 기업 SFA반도체의 매각설이 또 불거졌다. 자회사를 매각, 상장폐지하는 등 군살빼기에 이어, 매각주관사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자로 두산그룹을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FA가 SFA반도체 매각을 재추진 중이다. SFA는 SFA반도체의 최대주주로 올해 2분기 말 기준 54.95% 지분을 가지고 있다. 매각주관사는 도이치뱅크로 알려져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FA가 SFA반도체를 매각하려고 하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SFA반도체는 지난 7월 중국 쑤저우 법인(SFA Semicon (Suzhou) Corp)을 매각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8월에는 필리핀 법인(SFA Semicon Philippines Corp) 자진 상장 폐지를 신청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개매수 등 절차가 완료되면 회사는 12월 20일 필리핀 법인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할 방침이다. SFA반도체는 필리핀 법인 자진 상장폐지 사유에 대해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확보하여 법인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FA반도체가 필리핀 법인 자진 상장폐지 이후, 자회사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의사 결정에는 SFA반도체를 인수하려는 측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두산그룹을 꼽고 있다. 이미 한 차례 SFA반도체 인수를 추진한 바 있고,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높기 때문이다. 올해 초 논의됐던 딜은 매각 대상과 매각가 등에서 이견이 있어 최종 결렬된 것으로 파악됐다.
후공정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경우 SFA반도체의 비메모리 사업부 인수만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에도 일부 메모리 시설이 있지만, 해외 자회사들을 매각하면, 두산그룹이 원하는 비메모리 사업부 위주의 인수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각가 등이 변수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SFA반도체의 54.95% 지분 매각가는 3000억원 후반대다. 대략 경영권 프리미엄 20%가량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준 SFA반도체의 시가총액은 5690억원 수준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볼트온 전략은 명확하다"며 "두산테스나 인수 후, 세미파이브, 엔지온 등 지분을 인수하고 있는데, 종합 OSA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범핑 공정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업 방향은 지난 7월 발표한 사업 구조 개편안에도 드러나 있다. 두산은 개편안을 통해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종합 OSAT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패키지 역량까지 확보해 테스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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