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반도체가 필리핀 법인을 자진 상장폐지한다. 올해 말 상장폐지를 신청하고, 내년 1월 중 상장폐지에 들어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FA반도체가 필리핀 자회사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2일 SFA반도체는 '해외 증권시장 주권등 상장폐지 결정' 공시를 통해 SFA반도체 필리핀 법인(SFA Semicon Philippines Corp)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SFA반도체 필리핀 법인은 필리핀증권거래소(The Philippine Stock Exchange)에 상장돼 있다. 22일 기준 SFA반도체가 보유한 필리핀 법인 주식은 85%다. 현지 법령에 의거,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SFA반도체는 필리핀 법인이 소유한 자기주식 1억1988만5000주를 제외한 유통주식 2억487만5007주에 대한 공개매수에 착수한다. SFA반도체는 주당 2.22페소(52.99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21일 기준 SFA반도체 필리핀 법인의 주가(1.5페소)보다 48% 높은 금액이다. 공개매수 예상대금은 4억5482만2516페소(108억5661만원)다.
SFA반도체의 필리핀 법인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회사는 12월 20일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할 방침이다. SFA반도체가 공시에 기재한 폐지신청예정일자는 올해 12월 20일, 폐지 예정 일자는 내년 1월 20일이다. 다만, 이 폐지일정은 예상일정인 만큼, 향후 변경될 것으로 추정된다.
SFA반도체는 필리핀 법인 자진 상장폐지 사유에 대해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확보하여 법인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패키지·테스트(OSAT) 업계에서는 SFA반도체의 필리핀 법인 자진 상장폐지에 대해 자회사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하고 있다.
OSAT 업계 관계자는 "SFA반도체가 지난 7월 쑤저우 법인(SFA Semicon (Suzhou) Corp)을 매각했는데 이번, 필리핀 법인 자진 상장폐지도 매각을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SFA반도체의 최대주주인 SFA가 SFA반도체 매각을 추진하다가 자회사인 쑤저우 법인과 필리핀 법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었다"며 "쑤저우 법인의 경우 매각했고, 만약 필리핀 법인까지 매각에 나선다면 SFA가 SFA반도체 매각에 다시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SFA는 올해 초 두산그룹에 SFA반도체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각 대상과 매각가 등에서 이견이 있어 최종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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