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Ambarella)가 5nm 공정에 이어 2nm 공정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한다. 칩 양산은 이르면 2026년 말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일본 프리퍼드네트웍스(PFN)에 이어 두 번째 2nm 고객을 확보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암바렐라가 삼성전자 2nm 공정을 통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생산한다. 최근 관련 과제를 수주했고, 테이프 아웃은 내년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2nm 공정 로드맵을 고려하면 2026년 말 혹은 2027년께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7년 2nm 차량용 공정(SF2A)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로드맵이 다소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용 공정(SF2)과 고성능컴퓨팅·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용 공정(SF2X)은 각각 2025년, 2026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암바렐라가) 2026년 칩 양산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테이프 아웃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고 했다.
암바렐라는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하는 미국 팹리스다. 양사는 지난해 2월 공동 보도자료 배포, 삼성 5nm 공정을 통해 자율주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2nm 공정 개발, 양산은 이 협력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최선단 공정에서 러닝메이트를 구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암바렐라와의 칩 개발, 양산은 삼성 입장에서는 중요한 레퍼런스가 된다"며 "또 이를 통해, 공정 안정화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단 공정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암바렐라와의 2nm 공정 협력에 대해 "고객사 관련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포럼에서 PFN을 2nm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디자인하우스는 가온칩스가 맡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퀄컴, 인텔, 엔비디아, AMD 등 대형 고객사의 최선단 칩을 수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일 TSMC의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62.3%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2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1.5% 수준이다. TSMC가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애플, 엔비디아, AMD 등 주요 팹리스부터 인텔 등 기업까지 TSMC에 칩 제조를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의 경우 TSMC 선단 공정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하며, 공정 안정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최선단 공정은 아니지만 AMD, 인텔, 엔비디아 등 고객들이 삼성 파운드리를 통해 칩을 생산 중"이라며 "퀄컴의 경우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삼성전자 최선단 공정을 지속적으로 테스트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퀄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활용해) 2nm 공정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루나레이크 등 중앙처리장치(CPU) 컴퓨트 타일을 TSMC에 외주를 맡기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관련 생태계 조성이 먼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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