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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격돌한 삼성 SK 메모리 수장들
대만서 격돌한 삼성 SK 메모리 수장들
  • 한주엽 전문기자
  • 승인 2024.09.05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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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안방서, 엔비디아 보란 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장급 인사들이 4일 대만 타이베이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에서 참석해 AI 메모리 기술을 소개했다. 왼쪽이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오른쪽이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장급 인사들이 4일 대만 타이베이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에서 참석해 AI 메모리 기술을 소개했다. 왼쪽이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오른쪽이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SK하이닉스 사장 직급 고위 인사가 대만서 격돌했다. 

4일 대만 타이페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전문 전시회 세미콘타이완 2024 기조연설 현장에서다.

양사 발표 내용은 인공지능(AI)과 미래 메모리 기술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그러나 강점과 전략 강조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며 경쟁 기류를 형성했다는 관전평을 낳았다.

격돌은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의 첫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이 사장은 "기존 메모리 공정 만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해결하려면 로직 기술이 결합돼야 하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를 자체 보유해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로직 설계까지 모두 할 수 있다는 종합, 포괄 역량을 내세우며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미국 경쟁사 마이크론 보다도 '우위'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고용량 메모리 솔루션 등 이미 시장에 공급 중인 구체 제품 성과를 알리며 실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은 "올 초부터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급 중이며, 이 달 말부터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강조한 종합 역량에 '이렇게 대응하겠다'고 말하듯 TSMC와의 협업 내용을 알렸다. 그는 "HBM4는 고객 요구에 맞춰 적기 공급할 수 있도록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면서 "베이스다이에 로직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HBM4는 TSMC와 협업을 통해 생산할 예정이며, 최고 성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은 "HBM을 잘 하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도 했었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 AI 외 (스마트폰이나 PC 같은 소비자 기기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발전이 필수적"이라면서 "온디바이스 AI 솔루션, 대용량 스토리지 등 다양한 제품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PW(LPDDR 와이드-IO:데이터 입출력 개수를 늘려 고대역폭을 확보한 제품), LPCAMM2(Low Power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 LPDDR 패키지 기반 고용량 모듈 제품), LPDDR5X-PIM(Processing in Memory, LPDDR에 PIM 기술을 적용해 메모리 병목현상을 개선한 제품으로 PIM 기술은 데이터 연산 기능을 메모리 칩 내부에 구현한 것을 의미) 등이 이날 소개된 삼성전자의 온디바이스 AI용 메모리 솔루션이다. 

SK하이닉스도 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보다 앞서나가며 성과를 내는 제품군을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일반 서버와 비교해 AI 서버는 4배 이상 메모리 용량이 필요한데, 회사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 기반 서버용 256GB DIMM을 공급 중"이라고 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쿼드레벨셀(QLC, 셀 하나에 4비트 저장) 기반 고용량 eSSD를 양산하는 유일한 공급업체로 향후 전력 효율과 공간 최적화에 크게 기여할 120TB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현재 공급 중인) LPDDR5T는 초당 9.6기가비트(Gb)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에서 인수한 솔리다임을 통해 QLC eSSD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차지트랩플래시(CTF) 방식이 아닌 플로팅게이트(FG) 방식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FG 방식은 셀 하나당 여러 비트를 저장할 때 CTF 대비 내구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메모리서밋2024에서 QLC eSSD를 선보였었다.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LPDDR5T는 SK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빨리, 업계 최초로 퀄컴으로부터 인증을 받았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장급 고위 인사가 대만 전시회에서 메모리 기술력을 알리며 미묘한 경쟁 기류를 형성한 건 과거에는 없었던 이례적 상황"이라면서 "대만 기업과 대만계 기술 리더들이 AI 부품 기술 생태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는 삼성의 경쟁사다. SK하이닉스와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했다. 글로벌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은 TSMC와 거래하기 위해, 혹은 거래 관계를 보다 끈끈하게 만들기 위해 대만에서 열리는 세미콘타이완에 전시관을 차린다.

세미콘 행사를 주최하는 SEMI의 최고경영자(CEO) 아지트 마노차는 "AI가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대만이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 칩 생산, 첨단 패키징, 이종집적 재료, 칩렛을 포함한 기타 신기술이 계속해서 무어의 법칙을 이어나가고,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이 모든 일이 대만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대만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이자 메모리 관련 팹리스 업체 유창과기(Etron, 鈺創科技) CEO인 루 차오춘(盧超群)은 이날 연설에서 "올해 대만 반도체 산업 매출이 1600억달러에 도달해 전 세계 점유율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향후 전망도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TSMC의 미국 공장 건설이 대만 내 정쟁거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세미콘타이완 전시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류더인(劉德音) TSMC 전 CEO는 세미콘타이완이 열리기 하루 전 날인 3일 대만 행정원 경제발전위원회 자문 회의 특별 강연에서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단일 창구가 없는 어려움을 절감했다"고 행정적 복잡성과 어려움을 토로했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대만 내 친중 성향 정치인이자 전 중국국라디오방송공사 이사장이었던 자오샤오캉(趙少康)은 "(TSMC 미국 공장 건설건이) 분명히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며,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의 압력이 아니냐"면서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행동"이라고 언급했다.

세미콘타이완 행사장을 찾은 궈즈후이(郭智輝) 대만 경제부 장관은 이 같은 해석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한 이유는 반도체 시장 중심이기 때문"이라면서 "TSMC는 시장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TSMC 미국 공장이 계획대로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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