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운드리 화홍반도체, 하반기 가격 10% 인상
"국내 파운드리 아직까지는 가격 인상 움직임 없어"
중국발 8인치 파운드리 치킨게임이 끝날 조짐이다. 중국 파운드리 업계는 지난 2년간 고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화홍반도체 등 기업이 가격 인상을 준비하면서 기조가 바뀌고 있다.
20일 업계와 중국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 기업 화홍반도체는 하반기 가격 10% 인상을 추진 중이다. 중국 내 팹리스의 중화권 파운드리 선호 영향이다. SMIC, 화홍반도체 등 중국 파운드리는 업황 악화 영향에도 DB하이텍, 삼성전자(8인치), SK키파운드리 등 기업에 비해 높은 가동률을 유지 중이다.
중국 파운드리가 8인치 파운드리 치킨게임에 나선 건, 미국의 반도체 제재 탓이 크다. 지난 2022년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가 시작되면서, 중국은 레거시 장비를 대거 구매했고, 8인치 파운드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이후 중국 파운드리 기업들은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이어갔다.
업황 악화와 중국발 파운드리 치킨 게임이 겹치면서 지난해 국내 8인치 파운드리 기업의 가동률과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국내 대표적인 8인치 파운드리 기업 DB하이텍의 매출은 지난 2022년 1조6695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조1542억원으로 30.8% 감소했다. SK키파운드리의 지난해 매출(5221억원)도 2022년(8425억원)과 비교해 38%가량 줄었다.
업계에서는 화홍반도체의 이번 가격 인상을 반기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성수기인 하반기가 다가온 가운데, 중국발 치킨게임 종료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격 인상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가동률이 상반기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내 파운드리는 중국 파운드리와 비교해 다소, 가동률이 낮기 때문에 아직까진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기준 DB하이텍의 팹 가동률은 75.3%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키파운드리 등 기업의 경우 DB하이텍 가동률보다 다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에야 8인치 파운드리 가격 하락세가 안정화됐다"며 "아직까지는 버티기에 급급한 모양새"라고 귀띔했다. 이어 "실적은 하반기 다소 나아지겠지만, DB하이텍을 제외한 8인치 파운드리 기업들은 올해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화합물 반도체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오는 3분기 질화갈륨(GaN)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엑시트론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를 반입해 올해 말까지 양산 준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도 하반기 MOCVD 장비 반입을 앞둔 것으로 파악됐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