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2026년부터 PoP 대신 개별식 고려...개발팀 연구 착수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저전력 D램(LPDDR)의 집적회로(IC)를 개별식 패키지(Discrete Package)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4일 파악됐다. 관련 개발 조직에서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26년부터 아이폰용 LPDDR을 시스템 반도체와 독립적으로 배치하는 개별식 패키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온디바이스 AI와 폴더블폰 출시에 맞춰 메모리 대역폭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시스템 반도체 위에 LPDDR을 수직으로 쌓는 패키지온패키지(PoP) 방식이었다.
애플은 2010년 아이폰4부터 LPDDR을 도입했다. LPDDR은 메모리를 시스템온칩(SoC) 위에 수직 적층한 PoP에 기반한다. PoP는 수평 패키징 대비 IC 크기를 작게 설계할 수 있어 모바일에 주로 사용된다.
문제는 PoP는 온디바이스 AI 장치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역폭은 ①데이터 전송률 ②데이터 전송병렬폭(Bus Width) ③데이터 전송채널수를 곱한 값이다. 특히 ②와 ③은 메모리의 입출력핀(I/O Pins) 수에 의해 결정된다. 입출력핀이 많아지려면 패키지 크기가 커져야 한다. 그러나 PoP는 SoC에 맞춰 메모리 크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입출력핀 수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대역폭에 한계가 있다.
해결책 중 하나로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채택할 수 있으나, 이를 모바일용으로 사용하기에 전력, 크기 등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이 대신 애플이 선택한 것은 맥과 아이패드에 사용했던 개별식 패키징이다. 개별식은 SoC 옆에 메모리를 독립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개별식에서 메모리는 물리적 공간에 구속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입출력핀을 배열할 수 있다.
개별식은 열관리시 유리한 점도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대규모 병렬연산을 하기 때문에 상당한 열이 발생한다. PoP에서는 단일 적층 구조에 의해 열이 방출되는 경로가 한정적인 반면, 개별식에서는 열이 방출될 수 있는 표면적이 넓을 뿐 아니라 SoC와 메모리에서 각각 발생하는 열이 중첩되지 않는다.
개별식은 명백한 단점도 있다. 애플은 애초 맥과 아이패드에 개별식 패키지를 사용하다가 M1 SoC부터 메모리온패키지(MOP)로 전환했다. MOP는 개별식보다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 거리가 짧아 통신지연시간을 줄이고 전력손실을 최소화한다. 온디바이스 AI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만큼 짧은 통신지연시간을 요구한다. 개별식은 이를 다 충족하지 못한다.
아이폰 같은 모바일 폼팩터(Form Factor)에 개별식이 구현될지도 의문이다. 개별식이 기존 맥과 아이패드에서 채택됐던 이유는 아이폰보다 물리적 공간이 넓기 때문이다. 아이폰 크기 자체가 커지면 가능하나 그렇게 되면 모바일 폼팩터 개념을 벗어난다. 단, 애플이 아이폰 내 SoC와 배터리 크기를 줄인다면 메모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아이폰에 개별식을 접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용 LPDDR에 차세대 메모리 표준 LPDDR6-PIM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LPDDR6는 직전 세대 LPDDR5X보다 데이터 속도와 대역폭이 2~3배 향상될 것으로 추정되며, PIM은 '프로세서인메모리'로 메모리 안에서 연산까지 수행하게 한다. 한마디로 이 표준은 온디바이스 AI 전용이다. 이달 초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LPDDR6-PIM를 빠른 시일 내에 표준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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