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 가동률이 과거 5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관련 중국 봉쇄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간접 영향으로 PC, TV,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되는 전방 산업이 크게 부진해서다. 수요가 크게 줄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6월 초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 평균 가동률 예측치는 7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4.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 5년 중 최저 수치라고 옴디아는 설명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하기 전인 2020년 2월 가동률 역시 77%였다. 지금은 2020년 2월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당시 대비 창고에 쌓인 패널 재고가 더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가동률이 추가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동률 조정은 '감산'이라고 부른다. 감산은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패널 제조업체의 마지막 선택이다. 생산량이 감소하면 비용이 상승한다. 쌓인 재고를 털어내려면 제품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패널 업체 수익성이 앞으로도 지속 악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는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긴 하다. 다만 아직 대형 부문에서 LCD 비중이 높은 기업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적자 전환이 예고돼 있다. 판가 하락과 가동률 조정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증권가에선 분석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출하량 하락세가 예고돼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전년 대비 3% 역성장한 13억5700만대로 내다봤다.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TV 출하 대수가 전년 대비 2.2% 감소한 2억879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지난 1분기 재고회전일수는 74일로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60일이었다. 재고회전일수란 재고가 전부 소진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다.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재고 소진 기간이 2주 가량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