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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쪽 말만 듣고 부실회사 100억원 고가 매입"… 아모센스 배임 논란 일 듯
"파는 쪽 말만 듣고 부실회사 100억원 고가 매입"… 아모센스 배임 논란 일 듯
  • 한주엽 전문기자
  • 승인 2024.11.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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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텍 측이 작성한 보고서만 보고 이사회 가결...사업 실패시 배임 논란 불가피
'배임 아닌가.'

아모센스가 관계사인 아모텍 자회사 아모에스넷을 10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고가 매입 논란'(관련 기사 : 아모센스, 관계사 아모텍 부실 자회사 고가 매입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아모센스 이사회가 매입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자체 기업가치 평가(실사)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주주가 하자는 대로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 증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센스가 아모에스넷 인수 후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지 못해 회사에 손실을 끼칠 경우 이사회 구성원 전체가 배임죄로 기소될 가능성까지 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아모센스는 아모텍이 회계법인에 의뢰해서 작성한 기업가치평가보고서를 그대로 수용했다. 아모센스 이사회는 지난 9월 30일 추가 실사 없이 아모에스넷 지분 매입에 100억원을 지불하는 안을 가결하고 당일 지분 취득 공시를 냈다. 아모센스의 김인응 대표, 나원산 전무, 김정명 상무, 조성환 사외이사가 이사회 멤버다.  아모센스 관계자는 "아모에스넷 기업가치평가는 아모텍이 진행한 것이 맞는다"면서도 "회사에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가격도 일부 깎았다"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34쪽 분량의 ‘아모에스넷 기업가치평가보고서’에는 아모에스넷이 오는2028년 93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한편 2027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추정이 담겼다. 회계법인은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 규모를 현재 돈 가치에 따라 계산하는 DCF(Discounted Cash Flow) 기법으로 아모에스넷 지분 100%의 가치를 약 105억원으로 평가했다. 이 추정은 아모에스넷과 모회사 아모텍의 제시한 자료 혹은 주장에 기반한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34쪽 분량의 ‘아모에스넷 기업가치평가보고서’에는 아모에스넷이 오는2028년 93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한편 2027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추정이 담겼다.
본지가 입수한 34쪽 분량의 ‘아모에스넷 기업가치평가보고서’에는 아모에스넷이 오는2028년 93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한편 2027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추정이 담겼다.
아모센스 관계자가 "일부 가격을 깎았다"고 한 것은 평가보고서 상으로는 약 105억원의 가치가 매겨졌는데, 100억원에 매입키로 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미래가치 추정은 추정일 뿐이고, 아모에스넷의 경우 성장 논리가 없는 숫자놀음에 불과해 보인다는 것이 기업 인수합병(M&A)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아모에스넷은 저전력 광역 통신망 기술 기반의 시그폭스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를 설치하고 이를 활용해 부가 이익을 올리려 했던 회사다. 그러나 원천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시그폭스는 2022년 1월 파산 신청 후 싱가포르 우나비즈로 매각됐다. 시그폭스 IoT 기술 자체의 존속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9년 설립된 아모에스넷은 올 상반기 매출 5900만원, 영업손실 11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매년 1억원도 안되는 매출에 2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이 회사 직원은 두 명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통상 기업 지분을 인수할 때는 판매자가 제시한 자료와 실질 경영 상태, 자산 가치를 직접 검증하는 실사 단계를 거친다"면서 "이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되거나 판매자가 제시한 자료와 일치하지 않는 점이 발견되면 구매 금액을 조정하거나 추가적 계약 조항을 삽입해 위험 요인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아모센스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모센스와 아모텍은 최대주주가 동일하다. 김병규 회장은 아모센스 지분 39.9%, 아모텍 지분 18.19%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모텍 대표직을 맡고 있으나 아모센스는 김인응 대표를 중심으로 독립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병규 회장이 양사 최대주주로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 간 거래가 순리에 맞게 이뤄질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모센스 이사회의 독립성이 결여돼 있다고 보는 또 다른 정황 증거도 있다. 아모센스의 한 관계자는 "아모센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은 아모텍의 경영기획을 맡고 있는 오남진 수석부사장이 사실상 맡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규 아모텍 회장과 오남진 수석부사장은 아모센스 이사회에 소속되지 않아 관련된 법적 책임을 직접적으로 지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아모텍이 아모센스에 자회사를 매각함으로써 손쉽게 현금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아모텍은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안테나 사업의 매출 정체, 적층세라믹콘텐서(MLCC) 사업 부진으로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재무 상태도 악화되고 있다. 아모센스는 이번 거래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차입이나 신규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부채를 늘릴 경우 회사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 현금성 자산은 45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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