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전문기업 아모센스가 관계사 아모텍의 자회사 아모에스넷을 100억원에 매입키로 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회사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채를 늘린다면 장기적으로 아모센스 회사 가치가 절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센스는 지난달 중하순 올 상반기 발행한 전환사채(CB) 인수 투자자를 초청해 아모에스넷 지분 인수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투자자들은 "전체 주주 이익이 아닌 최대주주만의 이익을 고려한 결정 아니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센스는 지난 9월 30일 아모텍이 보유하고 있는 아모에스넷 지분 100%를 1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인수 예정일자는 내년 3월 31일이다. 아모센스는 "네트워크 사업 추가를 통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사업 활성화 및 시너지 효과 도모"라고 인수 목적을 설명했다.
아모에스넷은 2019년 설립된 전기통신 서비스 및 제품 판매 기업이다. 2024년 상반기 매출 5900만원, 영업손실 11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매년 1억도 안되는 매출에 2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장기간 적자로 장부상 손상차손까지 인식되고 있는 상태다.
투자자들은 아모텍이 아모센스에 자회사를 매각함으로써 손쉽게 현금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아모텍은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안테나 사업의 매출 정체, 적층세라믹콘텐서(MLCC) 사업 부진으로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재무 상태도 악화되고 있다.
아모센스와 아모텍은 최대주주가 동일하다. 김병규 회장은 아모센스 지분 39.9%, 아모텍 지분 18.19%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모텍 대표직을 맡고 있으나 아모센스는 김인응 대표를 중심으로 독립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병규 회장이 양사 최대주주로 있는 현 상황에서 두 회사 간 거래가 독립적일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응 아모센스 대표가 회사 전체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지분 인수 시점과 회사 가치 평가 결과 등을 종합해서 아모센스 이사회의 독립성이 훼손되진 않았는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센스는 이번 거래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차입이나 신규 CB 발행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부채를 늘릴 경우 회사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 현금성 자산은 45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