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DRAM과 NAND의 매출 견인 예상
일본 최대 반도체 장비사 도쿄일렉트론(Toyko Electron, 이하 TEL)이 논메모리 부문의 성과에 힘입어 3분기 실적이 시장추정을 상회했다. 12일 발표한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2% 상승한 5665억엔(컨센서스 5516억엔)이다. 매출은 2022년 4분기부터 여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유지한 뒤 2024년 1분기부터 2연속 분기 상승하는 추세다.
DRAM의 매출 비중은 26%로 전년 동분기 대비 2%p 감소했다. NAND는 5%에서 3%로 감소, 논메모리(로직)는 67%에서 71%로 증가했다. 지역별 매출 성장률은 한국 18%, 대만 89%, 북미 69%, 중국 28%다. 논메모리와 대만 시장의 매출이 가장 크다. TSMC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분기 TEL은 업계 전체의 시장 전망을 제시한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경영진은 2024년 반도체 설비 투자액을 이전 예상보다 많은 1000억달러 이상을 제시했다. 이중 AI 서버에 대한 설비 투자비중은 15%로 전년 대비 1.5배 높을 것으로 본다. AI PC/폰은 AI 서버만큼 당장의 수요가 크지 않으나, 업계가 강력한 수요를 예상함에 따라 선행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경영진은 밝혔다. 2024년 AI PC/폰에 대한 설비 투자비중은 15%로 추정한다.
2025년 반도체 설비 투자액은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종시장에 따른 투자비중은 AI 서버 20%, AI PC/폰 20%다. 내년에는 DRAM용 설비의 추가주문과 NAND용 설비의 투자재개를 예상한다. 로직과 파운드리 등 논메모리 관련 투자는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듯 경영진은 연간(재무년도25) 실적전망치를 상향했다. 연매출 전망치는 지난 분기에 제시한 2조3000억엔보다 1000억 많은 2억4000억엔(컨센서스 2조3150억엔)이다. 하반기 DRAM과 NAND의 매출 기여가 증가할 것을 가정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할 계획이다. 배당금은 주당 519엔에서 571엔으로 상향했다. 발행주식의 0.8%를 소각하는 700억엔 가량 신규 자사주매입을 승인하기도 했다.
TEL은 기존 반도체 장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과정에 있다. 현재는 포토레지스트 코터/현상 장비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해당 장비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에 달하며, EUV 전용 코터는 점유율이 무려 100%다. 향후 미래 먹거리는 증착(Deposit)과 식각(Etching), 그리고 후공정에 사용하는 본더(Bonder) 장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NAND의 높은 수직단을 단 한번에 식각하는 극저온 에칭장비가 램 리서치(Lam Research)가 독식하고 있는 에칭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3분기 실적발표에서 경영진은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장비들의 공정표준(POR) 획득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 발언에 따라 칩스법(CHIPS)을 철회할 것이라는 우려에 12일 아시아장에서 반도체 관련주는 대거 하락했다. 한국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3.64%, SK하이닉스가 -3.53%를 기록했다. 일본장에서도 TEL을 필두로 레이저텍, 어드반티스트, 스크린 홀딩스 등 주가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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