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플랫폼 스팀에서 매출 1위에 등극...이용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58만명 '상승세'
국내 PC게임 시장 모처럼 활기, 시장 사업전략 먹혔나
기존과 다른 대중적 마케팅으로 팬덤 확장형 전략
게임 특성상 3개월 시즌제로 인한 동력 상실이 최대 약점
중장기 흥행 위한 카겜의 과제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패스 오브 엑자일 2(POE2)'가 초반 흥행몰이에 나섰다. 이 게임은 지난 7일(현지 시간) PC플랫폼 스팀에서 출시 후 곧바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모처럼 게임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출시 직후 동시접속자는 40만명을 넘었고 지난 주말은 약 58만명에 달했다. 이는 스팀 기준으로 전체 4위의 기록이다. 단순 성과를 넘어 침체기를 겪고 있던 국내 PC게임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의미가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이 게임의 초기 흥행에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에 대한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원작은 과거 2013년 출시된 '패스 오브 엑자일'이다. 복잡하면서도 치밀하게 설계된 스킬 트리와 끝없는 성장 요소로 팬덤을 형성한 게임이다. 최신작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기존 이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동시에 신규 이용자들에게 쉬운 적응을 위한 시스템 개선이 이뤄졌다. 전작이 성공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스킬 시스템을 후속작에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바꾸고 대폭 확장했다. 그 결과로 기존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에 모두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는 텐센트 자회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이다. 장르 역시 핵앤슬래시가 아니라 액션슬래시로 자체 명명했다. 액션에 더욱 중점을 두기 위한 게임의 지향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마케팅과 서비스 사업 전략은 대중적 접근이다. 과거 소수의 매니아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서 벗어났다. 매스미디어와 SNS를 적극 활용하며 게임 이용자들와의 접점을 대폭 늘렸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지역에 한정해 판권 계약이 돼 있다.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 2'의 성과는 침체된 국내 PC게임 시장에서 오랜만에 나타난 긍정적인 신호다. 현재 한국 게임시장은 모바일게임이 주류를 차지하고 PC게임은 소외돼 있다. 전국 PC방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 환경 속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과거 PC게임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열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팀 매출 1위 달성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게임의 약점은 있다. 3개월 단위의 시즌제로 운영되는 것이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나 동시에 이용자들이 육성한 캐릭터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이른바 리셋의 개념이다. 애써 키운 자신만의 캐릭터가 시즌마다 사라지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는 시즌 종료 후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을 지닌다. 실제로 전작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국내 이용자들은 롤플레잉 기준으로 캐릭터 육성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리셋'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카카오게임즈가 시즌 간 공백 기간 동안 이용자 이탈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으냐가 핵심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게임 외적인 커뮤니티 요소를 강화하고 시즌과 시즌 사이를 연결하는 스토리 라인을 보완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 1939억원과 영업이익 5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7%, 74.7% 감소한 성적을 기록했다. 4분기 라인업으로 예고됐던 '발할라 서바이벌'은 개발사의 자체 서비스로 결정나며 제외됐다. 내년 라인업은 충실하다. '프로젝트 C'와 '크로노 오디세이', '가디스오더' 등 약 8종의 신작이 예정돼 있다. 이들 작품은 모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이 아니나 원작은 해외에서 11년 동안 꾸준한 매출을 올렸다"며 "카카오게임즈가 집중할 부분은 이용자들과 소통을 강화해 팬덤으로 중장기 결속력을 이끄는 작업"이라며 "국내 PC방 모델에서 벗어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