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세메스 CEO 선임
국내 최대 장비 전문업체인 세메스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은근슬쩍 교체됐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강창진 대표 후임으로 정태경 전 삼성전자 부사장(사진)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태경 신임 대표가 지난 2월 중순부터 대외 활동에 나선 점을 감안할 때, CEO 교체는 올해 초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 신임 대표에 정태경 전 삼성전자 DS부문 LED사업팀장(부사장·59)이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태경 신임 대표의 선임 소식은 대외적으로 공표되지 않았으나, 세메스 회사홈페이지에 CEO로 공식 등재됐다. 정태경 대표는 지난달 15일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정기총회에도 세메스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신임 정태경 대표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 금속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패키지 선행연구팀장, TP센터 패키지 개발팀장·기술팀장, 테스트&패키지센터장을 지냈다. 2014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에는 테스트&패키지 센터장을 맡으면서, 삼성전자와 일본 도레이가 합작해 세운 DDI(디스플레이구동칩) 패키징 전문업체 스테코 대표이사를 겸직하기도 했다. 이어 2017년 말 정기인사 때 LED사업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4년째 삼성전자의 LED사업을 총괄했다.
세메스 CEO에 정태경 대표가 선임될 것이란 얘기는 지난해 말부터 업계에 퍼졌다. 하지만 당시 정태경 부사장과 삼성전자 측은 "전혀 결정된 게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해왔다.
업계에선 연매출 2조원이 훌쩍 넘는 국내 최대 장비회사 CEO 교체가 소리소문 없이 이뤄진 데 대해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메스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 임원들이 선임돼왔기 때문에 정태경 대표 선임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국내 최대 장비회사 CEO가 바뀐 걸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세메스는 삼성전자 자회사로, 반도체 세정·식각 장비와 디스플레이 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국내 최대 장비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들이 주요 고객사다.
2020년에는 매출 2조2143억원, 영업이익 2841억원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로만 2조4654억원, 영업이익은 2855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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