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언 등 전 세계 5대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펄펄 날았다. 성장성(매출)과 수익성(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올해까지도 이어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전기차·자율주행 산업의 급격한 발달 등 호재 덕분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 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20년 말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 수요 증가, 전기차·자율주행차 산업의 발달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증가한 반면, 레거시(성숙) 공정에서 제조되는 차량용 반도체 특성상 수익성이 낮아 공급량이 충분히 늘어나지 못한 데 따른 영향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심화, 러시아·우크라 전쟁 등으로 IT 산업 전반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나, 자동차 시장에서의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이 같은 점에 힘입어 글로벌 '빅5' 모두 올해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차량용 반도체 빅5는 인피니언, NXP, 르네사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으로 지난해 기준 이들 5개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도합 48.5% 수준이다. 이들 빅5 업체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 수 이상 증가한 바 있다. 기업별로 보면, 우선 인피니언은 2분기 매출 36억1800만 유로, 영업이익 8억4200만 유로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33%, 70% 증가했다. 특히 오토모티브(ATV) 부문 매출이 17억100만 유로로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하면서, 다른 사업부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인피니언은 "생산물량 증가와 유리한 환율 효과로 ATV 부문의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전세계적으로 탈탄소화, 디지털화가 반도체 수요를 이끌고 있고, E-모빌리티에 대한 성장 추세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NXP는 매출 33억1200만 달러, 영업이익 9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28%, 65% 증가했다. 이 중 오토모티브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한 17억1300만 달러다. 인피니언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업부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르네사스는 매출 3771억엔, 영업이익 1453억엔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73%, 137%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중 오토모티브 부문의 매출은 1638억엔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성장했다. 지난 3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의 여파로 총 3개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됐음에도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매출 38억3700만 달러, 영업이익 10억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28%, 105% 증가했다. 오토모티브와 관련한 ADG 부문 매출은 14억54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완성차 업계의 재고 확보 노력, 전기차 시장 발달 등의 효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분기에도 계속해서 강력한 수요가 발생했다"며 "현재 고객사 주문은 18개월 이상까지 확보되어 있으며, 이는 2023년 계획된 생산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매출 52억1200만 달러, 영업이익 27억2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4%, 23% 증가했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 오토모티브 부문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한 자릿수와 2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대한 3분기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올 3분기 매출 전망치를 2분기 대비 10.5% 증가한 42억4000만 달러로 내다봤다. NXP, 르네사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2분기 대비 소폭 상승한 3분기 매출 전망치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