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일평균 임금대비 통신비(통신 요금과 단말 구입비 합산)가 해외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국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단통법 폐지 후에도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용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7일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산시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간사)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열린 '우리나라 통신비 수준 바로알기 토론회: 현황과 제언' 토론회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이동통신 1회선에 갤럭시S24 울트라를 사용할 경우 일평균 임금 기준 통신비는 일본, 미국, 프랑스 등 10개국 기준 2~5%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으로 아이폰15 프로를 사용할 경우에도 우리나라 통신비가 9~12% 높았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은 비교 대상국 대비 중상위권으로 일부 개선사항은 있지만 해외와 비교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평하면서도 이통사가 아닌 정부 주도로 이뤄진 통신비 인하를 언급하며 이통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통법이 지원금 공시, 선택약정할인 제도 등에 따라 이용자 차별 해소와 합리적 통신소비에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은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여전히 시장규모(인구) 대비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유통구조와 불·편법 판매행위가 빈번한 점을 지적했다.
스마트폰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지원금 경쟁 효과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김 교수는 이통사에 소모적인 지원금 경쟁에서 벗어나 '업(業)의 본질'인 서비스와 품질 경쟁에 집중해줄 것을 제언했다. 이어 복잡하고 불투명한 가격구조가 통신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킨다고 진단하며 근본적 인식개선 작업의 필요성을 밝혔다.
또 단말 제조사가 유통시장의 시발점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애플은 애플스토어 등 자체 유통망을 통한 온·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전체의 50%에 달하나 국내 시장에서 단말 제조사는 이통사의 단말기 유통에 의존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정부, 국회,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해 치열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단말기 제조사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반문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통신비 인하'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과방위는 국감 증인으로 김영섭 KT 대표를 채택하고 최대주주 변경 이슈를 비롯해 알뜰폰 사업, 가계통신비 문제 및 단통법 폐지, 통신사 멤버십 혜택 등에 대한 질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임봉호 SK텔레콤 커스터머사업부장 부사장, 정수헌 LG유플러스는 컨슈머부문장 부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단말 제조사에서는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중저가 단말기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하며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최민희 국회 과방위 위원장은 "과방위는 가계통신비 인하에 대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