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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통신비 인하 '통신사 압박'서 '경쟁 유도' 정책 절실
가계통신비 인하 '통신사 압박'서 '경쟁 유도' 정책 절실
  • 이진 기자
  • 승인 2024.09.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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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인기주의 정책 지양하고 문제 근원 해결책 제시해야

가계통신비 인하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또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회와 정부는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사를 압박하는데,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사 압박이 능사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일반적으로 가계통신비는 통신서비스 이용료, 단말기 할부금, 부가서비스 등을 합한 금액이다. OTT 등 서비스는 포함하지 않는다.

최근 통신비는 하향 추세다. 이통 3사는 2019년 5G 서비스 상용화 후 월 사용료가 저렴한 중저가 요금제를 지속해서 출시했다. 상대적으로 값비싼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5G 가입자 중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 비중은 28.8%다. 5G 상용화 초기 70%가 넘던 가입자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온 것은 통신비 부담을 줄이려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통신비 인하는 모든 정권, 정당의 핵심 공략 중 하나다. (사진 픽사베이)
가계통신비 인하는 모든 정권, 정당의 핵심 공략 중 하나다. (사진 픽사베이)

5G 가입자의 월간 데이터 사용량은 최대 30GB를 넘지 않으며, 전체 5G 가입자가 발생시키는 트래픽 81만5246TB 중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트래픽 비중은 51%인 46만8753TB 수준이다. 30%가 안되는 가입자의 트래픽이 일반 가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맞지만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말이다.

반면, 단말기 구매비는 상승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분석한 2022년 기준 한국 휴대폰 평균 공급가격은 616.70달러(82만원)로 2011년 540.37달러 대비 70달러 이상 늘었다. 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 504.45달러와 비교하면 100달러 이상 비싸다. 

야당은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가계통신비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현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더불어민주당)는 27일 '우리나라 통신비 수준 바로알기' 토론회를 통해 10월 7일부터 시작될 국정감사 전 이슈 몰이에 나선다. 통신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과 함께 통신비와 단말기 가격 인하 의견을 듣는다. 발제자로 참석하는 김용재 한국외대 경영대 교수는 통신요금과 단말기 구입비를 국가별로 비교해 제시한다. 

최근 주요 토론회에서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이 과거보다 비싸졌다는 내용의 토론이 이어졌다. 예를 들어 갤럭시S 시리즈의 가격이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지속해서 올랐다는 것이다. 

반면 제조사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가격 인상에 대해 고사양 하드웨어 구입에 따른 원가 상승과 인건비 상향 등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스마트폰 가격을 따질 때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편다. 삼성전자는 20만원대부터 10만원 간격으로 중저가형 단말기 라인업을 출시하는 만큼, 단말기 가격 인하는 소비자 선택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고사양 하드웨어가 추가되는 등 휴대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단말기 선택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 및 바람직한 가계통신비 저감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진 전문기자)
김현‧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 및 바람직한 가계통신비 저감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진 전문기자)

알뜰폰 업계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통신료를 원하는 고객이 알뜰폰을 선택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망 도매대가 협상이 쟁점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까지 SK텔레콤과 알뜰폰 업계 간 도매대가 협상을 중재했지만, 내년부터는 알뜰폰이 직접 통신 사업자와 협상해야 한다. 알뜰폰이 저렴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원가의 핵심을 이루는 통신망 도매대가가 낮아야 하는데, 풀 MVNO 사업자가 없는 한국에서 거대 사업자인 이통 3사와 알뜰폰이 직접 협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계통신비 인하 문제를 두고 정부의 책임론도 불거진다. 정부는 그동안 이통사를 압박해 통신비를 내리는 방식으로 가계통신비 정책을 폈다. 기본료 1000원 인하, SMS 전면 무료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등 방법도 다양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 인기주의에 병합한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오히려 단말기 할부 구매에 따른 5.9% 수준의 고가 할부수수료 조정 등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정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가계통신비 인하는 단순히 통신사와 제조사를 압박한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기업간 자율 경쟁이 가능하도록 시장을 복원함과 동시에 합리적인 혜택 중심으로 통신 제도 자체가 개편돼야 하고, 소비자들 역시 스스로 단말기 구매 과정부터 통신 서비스 가입까지 합리적인 방법으로 통신비를 지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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