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검찰이 신청한 '분식회계 혐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 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는 14일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과 삼성그룹 관계자에 대한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은 8월 “2015년 재무제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구 삼성물산 합병일인 2015년 9월 1일 이후로 검토한 점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일부 회계 부분을 부정 혐의로 인정했다. 이는 이 회장 사건 1심 재판부가 해당 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완전 무죄를 선고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지난달 치러진 2심 1차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 바 있다. 2심 재판부가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회계원칙기준, 부정회계 내용 등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회계 부정과 관련한 외감법 위반 공판을 마친 뒤 28일과 11월 11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판을 진행한다. 이어 같은 달 25일 변론 종결 절차를 거친 뒤 내년 초 결론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2021년 4월부터 총 107차례 열린 재판 중 96차례 참석했다. 때문에 이같은 사법리스크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한 특별 대담에서 "시시각각 전쟁을 치르고 있는 곳이 반도체 산업인데, 이재용 회장은 3년 넘게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안타까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며 "리더십이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현 상황을 지적했다.  한편 이 회장은 형사 사건과는 별개로 국민연금공단이 제기한 민사소송도 해결해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 회장과 전현직 삼성 임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우선 소송가액을 5억100만원으로 책정으나 향후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피해 금액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 사건은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상우)에 배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