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조원 이상 확대
합작사·소재부문 더하면 투자폭 더 커져
올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설투자(CAPEX)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2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EV) 양산을 시작했고, 각국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관련 투자 확대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올해 이들 업체의 배터리 시설투자 총액은 6조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셀 투자만 집계했다. 합작사나 분리막 등에 투자되는 비용은 제외한 것이다. 지난해 4조5000억원보다 26% 가량 높아졌다.
각 업체별로는 LG화학이 지난해 1조9000억원에서 올해 3조1000억원으로 3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투자폭이 크다. 같은 기간 동안 삼성SDI는 1조8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SK이노베이션은 8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각각 2000억원씩 늘려서 집행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지원하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것도 투자를 가속화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다. 올해 LG화학은 지리자동차와 배터리 합작사를 만들기로 했다. 소형 배터리에서도 베켄테크놀로지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EVE에너지와 손을 잡았다. 삼성SDI의 경우 시안법인 지분을 종전 50%에서 65%로 늘려 지배력을 강화했다.
배터리 3사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후방산업계도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만 하더라도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올해 약 3400억원을 투자했다. 엔에스, 엠플러스, 피앤이솔루션과 같은 배터리 장비 업체는 약 2000억원에 가까운 수주를 기록했다. LG화학과 삼성SDI 국내 협력사는 이보다 규모가 크다. 3000~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배터리 투자는 내년에도 계속 늘어날 수 있다. 공격적으로 배터리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 공장 투자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추가 수주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선수주, 후증설' 전략에 따라 내년 추가 증설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폴란드 혹은 미국에 추가 투자를 고민하는 LG화학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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