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LED '넥슬라이드'에 사용...공급망 안정화 차원
LG이노텍, LED 특허 5800여건 中페이퍼컴퍼니에 매각
LG이노텍이 차량용 발광다이오드(LED) 기판 공급업체에 영풍그룹 계열사 테라닉스를 새로 추가했다. 차량용 LED 모듈인 '넥슬라이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3분기부터 영풍그룹의 인쇄회로기판(PCB) 계열사 테라닉스에서 넥슬라이드에 사용할 기판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슬라이드는 LG이노텍의 차량용 면광원 모듈 브랜드다. 넥슬라이드는 전세계 60개 이상 차종에 쓰인다. LG이노텍은 LED 칩·패키지를 생산하던 LED 사업에선 철수했지만 차량용 LED 모듈은 계속 생산하고 있다. 프리미엄 차종을 목표로 차량용 LED 모듈 고객사를 확보해 전장 사업을 강화하는 그룹 전략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LG이노텍이 테라닉스에서 넥슬라이드용 기판을 공급받는 건 기존 중국 업체에 치우쳤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꾀하기 위해서다.
테라닉스 입장에선 2년여만에 LG이노텍과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 영풍그룹 소속으로 코리아써키트 종속기업인 테라닉스는 전장·LED용 기판이 주력사업이다. 지난 2019년 10월 LG이노텍의 LED 사업 구조조정으로 공급물량이 끊겼으나 이번 차량용 LED 기판 공급으로 LG이노텍과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테라닉스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2억원(매출 785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LG이노텍은 국내외 LED 특허 매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LED 사업 철수 이후 특허를 매각해왔다. 이날(17일) 현재 LG이노텍이 중국 페이퍼 컴퍼니 '레킨반도체'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는 5775건이다. 국가별로 미국 LED 특허 1978건, 한국 LED 특허 3797건이다. 한국 LED 특허 중 등록 특허는 2707건이다.
LG이노텍이 국내에 출원(신청·공개)한 특허가 해외에서 우선권을 인정받는 데 활용되기 때문에 유럽과 중국, 일본 등에 출원·등록한 LED 특허 매입자도 레킨반도체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권이란 같은 발명을 해외에 특허로 출원할 때, 가장 먼저 특허로 출원한 국가의 출원일을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해주는 제도다. 업계에선 레킨반도체가 LG이노텍에서 전세계 LED 특허 1만여건과 설비를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레킨반도체는 지난 3월 설립된 회사다. 회사 실체는 페이퍼 컴퍼니에 가깝다. 자본금은 8000만위안(약 140억원)이다. 레킨반도체 지분은 쑤저우레상기업유한공사(17.68%), 쑤저우야오지기업유한공사(17.68%), 대표이사 길린솽(GuilinShuang, 16.37%), 타이창혁신투자개발유한공사(16.37%), 타이창차산경영그룹(15.55%), 하이닝카이주벤처캐피털(8.18%), 쑤저우유에츠기업유한공사(8.18%) 등이 나눠 갖고 있다. 대표 품목은 반도체와 전자부품, 기계장치 등이고 팹 건설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생산하는 제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