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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메카로 대표가 말하는 '소재사업 매각' 뒷이야기
이재정 메카로 대표가 말하는 '소재사업 매각' 뒷이야기
  • 강승태 기자
  • 승인 2022.10.25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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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200억원인데 소재 사업부 1462억원에 매각
11월 1일 물적 분할 후 12월 중 매각 절차 완료

지난 8월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는 의외의 M&A(인수합병)가 있었다. 메카로가 전구체(프리커서) 사업을 포함한 소재사업부문을 독일 머크 자회사 바슘머트리얼즈코리아에 매각한 것. 회사의 주력사업을 매각한 것도 눈길을 끌었지만, 매각가격도 화제였다. 옵션을 포함한 총 매각가는 1462억원. 당시 메카로 시가총액이 약 12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가격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핵심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재정 메카로 대표의 소회는 어땠을까? 최근 만난 이재정 대표는 “딸을 잘 키워서 좋은 집안에 시집 보내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사실 메카로 입장에서 전구체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8년 총매출 대비 74%(743억원)를 차지하던 전구체 사업 매출은 2019년 65.5%(475억원), 2020년 47.7%(347억원), 2021년 41.4%(343억원), 2022년 상반기 34.3%(145억원)까지 줄었다. 

국내에서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는 곳은 SK트리켐, 한솔케미칼, 솔브레인 등 메카로보다 규모가 큰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시장을 나눠 먹는 구조다. 메카로는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레퍼런스 부족 등의 이유로 시장 공략이 쉽지 않았다.

“전구체 사업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2~3년 전부터 머크와 손을 잡았습니다. 그때부터 머크가 메카로가 가진 전구체 소재의 역량을 알게 됐습니다. 함께 해외 마케팅을 진행하던 중 머크 측이 먼저 사업부 매각을 제안했습니다.”

이 대표는 처음에 매각을 망설였다고 한다. 전구체 분야가 메카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긴 했지만 그 사업은 메카로가 성장한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머크가 제안한 ‘숫자’가 아니라 ‘경영철학’이었다. 이 대표는 머크 경영이념이나 철학, 직원을 대하는 태도 등이 메카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머크는 매각을 제안하면서 어떤 금액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들이 250년 이상 된 기업이고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직원을 대하는 태도나 경영이념에 대해서만 말했습니다. 외부에서 인수된 기업이 머크 품에 들어오더라도 어떤 차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머크의 지속적인 구애에 이 대표 역시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매각 과정에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소재사업부 소속 108명 직원의 고용 승계였다. 이 대표는 사업부가 머크에 인수되더라도 해당 직원들이 ‘푸대접’을 받진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사업부 매각을 결심했다. 올해 초 일이다. 

이후 6개월 동안 치열한 가격 협상이 진행됐다. 그 결과, 메카로는 소재사업부문을 최대 1억1000만 유로(당시 환율 약 1462억원)에 매각을 결정했다. 

물론 이 M&A에는 별도 옵션이 포함됐다. 메카로는 신규 하이K 전구체 개발을 완료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해당 제품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하면 199억원, 150억원을 달성하면 추가로 약 133억원을 지급받는 조건이다. 즉, 신제품 매출이 내년 말까지 150억원을 넘어서면 약 332억원을 받는다. 

옵션은 또 있다. 메카로 자회사 메카로에너지 이전 대가로 약 133억원을 받는다. 여기서 ‘이전’은 메카로에너지 부지 이전을 말한다. 현재 메카로에너지는 충북 음성 메카로 소재사업부문 공장에 자리잡고 있다. 자회사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대가다. 2가지 옵션을 모두 달성하면 총 1462억원을 받는다. 이 대표는 “회사 경영은 물론 머크로 옮기는 소재사업부문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옵션은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에도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한다. 

완전 매각까지 아직 남은 절차가 있다. 우선 11월 1일부로 메카로는 소재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엠케미칼(가칭)’을 신설한다. 이후 인수 주체인 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는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매각 절차가 최종 마무리 되는 시점은 대략 12월 초중순이다.

매각 금액은 신사업 추진과 인수합병 등에 쓰인다. 현재 메카로 주력 제품은 히터블록이다. 히터블록은 반도체 기판에 열에너지를 균일하게 공급할 때 쓰이는 부품이다. 히터블록은 반도체 업황에 관계 없이 반도체 공장에서 꾸준히 사용되는 소모품이다. 국산화 이후 국내 점유율 90%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최근에는 세라믹을 활용한 히터블록 등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회사 메카로에너지를 통한 태양광 사업 등 신규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까지는 매출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내년 매출 규모는 다소 줄겠지만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유입된 자금은 반도체 장비용 밸브와 세라믹히터 개발 및 인수합병, 태양광 등 다양한 신사업 추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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