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재 사업 투자도 시사
한솔케미칼이 최근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가동에 들어갔다. 연내 샘플 공급도 추진된다. 그러나 삼성SDI 공급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고객사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솔케미칼 실리콘 음극재 공장은 전북 익산에 마련됐다. 850억원이 투자됐으며 연산 750톤(t)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음극재에 실리콘(Si)을 첨가한 것을 말한다. 기존 천연흑연으로 만든 음극재가 그램(g)당 372밀리암페어(mAh)의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다면, 실리콘 음극재는 최소 400mAh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한다. 같은 무게라면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 전기차 1회 충전거리 연장이 가능하다.
조현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현장에서 디일렉과 만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이고 물을 이용해 (생산 라인을) 돌리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연내 샘플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샘플 생산이 진행되더라도 당장 고객사 확보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가 한솔케미칼의 실리콘 음극재 채용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SDI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한솔케미칼 실리콘 음극재 채용은 없던 일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삼성SDI는 한솔케미칼을 염두에 두고 실리콘 음극재 조달처 확대를 진행했다. 당초 이 실리콘 음극재는 중국 BTR가 단독 생산했다. 추가로 한솔케미칼이 국내에 공장을 짓고 삼성SDI에 공급하는 그림이었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각 업체의 기술 개발 수준, 양산 능력, 보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이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케미칼이 실리콘 음극재 사업화 전에 여러 고객사 후보와 접촉한 것이 삼성SDI 귀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리콘 음극재 외 다른 소재 사업은 추가 투자 준비가 한창이다. 조 부회장은 "소재 사업은 투자할 곳이 많다"며 재원 조달 고민을 내비쳤다. 현재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를 비롯해 프리커서(전구체)와 디스플레이용 양자점(QD), 배터리 음극재 바인더 등 다양한 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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