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W, 자회사 플루오린코리아 통해 삼성전자, TSMC 등 특수가스 공급
친환경 가스 F2 팹 확대 및 ESG 등으로 수요 증가 예상..삼성 협업 확대 관측
BGF그룹이 KNW 인수를 통해 반도체 특수가스 시장에 뛰어든다. BGF는 옛 보광그룹으로, 삼성그룹의 사돈가다. BGF 그룹이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BGF그룹 계열사인 BGF에코머티리얼즈는 KNW 인수 실사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인수절차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BGF에코머티리얼즈는 KNW 경영권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KNW 최대주주 일가 지분 42.76%를 1000억원 가량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NW는 2001년 설립된 소재 전문기업이다. 전자부품, 자동차, 반도체 분야의 소재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반도체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자회사인 ‘플루오린코리아’가 핵심이다. 2022년 기준 플루오린코리아의 KNW 매출(연결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42.76% 지분을 보유한 오원석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다.
KNW 인수에 나선 BGF그룹(옛 보광)은 삼성 사돈가로 잘 알려진 그룹이다. 그룹 회장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동생인 홍석조 회장이다. 홍석조 회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외삼촌이 된다.
BGF그룹의 주력은 편의점 체인인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다. 소재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곳이 BGF에코머티리얼즈다.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홍석조 그룹 회장의 차남인 홍정혁씨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KNW 인수에 나서는 건 반도체 쪽 소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KNW의 핵심 계열사인 플루오린코리아를 발판삼아 특수가스 시장 진출을 하기 위해서다. 플루오린코리아는 반도체 장비 세정에 사용되는 고부가 가스인 불소(F2)와 육불화황(SF6)을 생산한다.
F2는 온실가스 이슈에 자유로워 기존 장비 세정에 사용되던 삼불화질소(NF3), 사불화탄소(CF4), 플루오린(C2F6)을 대체하고 있으며,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F2는 센틀랄 글라스, 린데, 플루오린 코리아, 효성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위험성이 높고 취급이 까다로워 공급사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SF6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플루오린코리아는 현재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대만 TSMC, UMC 등에 F2, SF6를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팹 증설이 늘어남에도 F2와 SF6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매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BGF 그룹의 KNW 인수를 삼성전자와의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인수로 판단하고 있다. 가스 관련 자회사가 없는 삼성 입장에선 안정적인 특수가스 확보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BGF 그룹은 KNW 인수 후 현재 공급 중인 특수가스 외에도 다양한 반도체 특수가스를 삼성전자에 추가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의 공급망 혼란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소재 내재화 수요가 강해졌다”라며 “삼성과 친인척 관계인 BGF 그룹이 반도체 소재 산업에 진출하면서 BGF 그룹은 확실한 수요처를, 삼성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사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KNW 인수와 별개로 업계에선 BGF그룹이 반도체 유관 산업에 재진출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BGF그룹은 과거 삼성전자 온양공장이 분사해 설립된 STN반도체통신을 인수해 반도체 패키징 쪽 사업을 했었다. 그러다가 2015년 워크아웃을 거쳐 SFA에 매각됐다. 현 SFA반도체가 STN반도체통신의 바뀐 사명이다.
한편, 플루오린코리아는 이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플루오르에틸렌카보네이트(FEC) 생산 확대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EC는 LFP 배터리와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전해액 첨가제다. 최근 국내 배터리셀 제조 기업들이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FEC 국내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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