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까지 ASML EUV 노광장비는 약 180대 가량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ASML의 EUV 장비 생산 대수는 2019년 22대에서 2020년 32대, 2021년 42대, 올해는 연간 50대 이상으로 내년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High)-NA EUV 장비는 초기 버전이 내년 말 도입되며 양산형 모델은 2024년 말 혹은 2025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이명규 ASML코리아 이사는 지난 8일 《디일렉》이 주관한 ‘2022 반도체 EUV 생태계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ASML은 최첨단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한 기업이다. 다만 장비 특성상 한꺼번에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없어 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다. ASML의 EUV 연간 생산량은 제한돼 있어 각 반도체 기업들의 EUV 장비 확보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명규 이사는 “고객사의 요청 대비 제조 능력이 뒤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출시되는 EUV 장비는 처음과 비교해 많이 안정화 됐다. 고객사들의 공정 기술과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업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는 하이-NA EUV 장비 도입 시점이다. 하이-NA EUV 장비는 노광 렌즈 수차(NA)를 0.33에서 0.55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ASML 측은 내년 말이 되면 하이-NA EUV 장비 초기 버전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명규 이사는 “내년 말 하이-NA EUV 장비인 ‘EXE:5000’을 선보이겠지만 생산성은 다소 떨어지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양산형 모델은 2024년 말 혹은 2025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모델은 0.33NA 버전과 비슷한 생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NA EUV 장비는 규모 측면에서도 남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ASML 측은 하이-NA EUV 장비의 경우, 높이 4.5미터, 길이 12미터에 무게만 200톤 이상으로 일반적인 건물 2~3층 규모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U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EUV 전용 펠리클 개발 또한 관심사다. 펠리클은 빛으로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반복해서 찍는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부품이다. 회로가 그려진 포토마스크의 오염을 막기 위한 일종의 덮개다. 펠리클을 사용하면 포토마스크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EUV 공정에 들어가는 포토마스크는 가격이 워낙 비싼 만큼 펠리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명규 이사는 “EUV 전용 펠리클은 나중에 꼭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협력사와 함께 개발했으며 90% 투과율을 목표로 초기 데이터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양산이 가능해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