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신규 공장 허가를 둘러싼 행정소송 1차 판결
오성환 시장 취임 후 당진시 기조 변화 감지됐지만
극심한 지역 시민단체 반대가 핵심 변수로 떠올라
충남 당진시와 램테크놀러지가 벌이고 있는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불화수소 신규 공장 승인을 둘러싼 행정소송 1차 판결이 4월 초 나온다. 지난 2019년 공장 신설을 위한 계약을 맺었지만, 3년 넘도록 지자체 반대로 진척이 없다. 지난해 새 시장 취임 이후 승인 가능성이 나왔으나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불화수소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화 3대 품목 중 하나로 이미 상당수 국내 소재 기업이 불화수소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사)석문면개발위원회는 지난 2월 불화수소 공장 반대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4월 초 예정된 1차 선고 때까지 지속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동그란 웨이퍼에 묻은 각종 찌꺼기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물질이다. 불화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한 램테크놀러지는 충남 금산군에 월 800t가량 불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2019년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이후 불화수소가 ‘자립화 추진 3대 품목’으로 지정된 후 램테크놀러지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내 공장 부지를 매입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21년 8월 당진시가 ‘불화수소는 위험물질’이라는 이유로 공장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램테크놀러지 계획은 난항에 빠졌다. 램테크놀러지 측은 화학물 누출 원천 차단 등 안전성을 고려해 공장을 설계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진시 측은 당시 “램테크놀러지의 금산 공장에서 사고가 난 이력이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 등을 수렴하고 관련 부서들이 검토한 결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램테크놀러지는 당진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바로 기각됐고 2021년 말 행정소송을 접수했다.
지난해 7월 오성환 당진시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당진시 기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행정소송은 그대로 진행하면서도 물밑에서 램테크놀로지와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램테크놀러지는 독자적으로 순도 12N 이상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만약 램테크놀러지가 당진 공장을 증설해 불화수소 대량 양산에 성공하면 가격 안정화는 물론 소재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이다. 불화수소 공장 반대대책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반대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램테크놀러지 본사 앞과 천안의 한국산업단지 관리공단 충청지사, 당진시청 및 대전법원 등에 입주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고 집회를 통해 반대 의사를 알리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 명분은 ‘안전상 이유’다. 2012년 구미공장 불화수소 유출 사고 이후 일각에서는 안전성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하지만 10년 전과 지금은 위험물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달라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솔브레인이나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다른 업체들은 충남 공주와 천안에 각각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미 불화수소는 상당히 많은 양이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2018년 3만8339톤에 달했던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량은 수출규제가 시행된 2019년부터 1만9836톤, 지난해 2902톤(11월 기준)까지 감소했다. 수입 물량을 대체한 것은 대부분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그럼에도 램테크놀러지 공장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불화수소 국산화 측면은 물론 형평성 측면에서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위험물질에 대한 관리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많은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불화수소 공장을 잘 관리하고 있다”며 “4월 행정소송 결과에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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