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불법 의혹에 대한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관련 임원도 모두 무죄다. 기소 후 3년 5개월여 만이다. 1심 결과지만 불확실성을 일부 털었다는 점에서 삼성그룹도 이재용 회장도 한숨을 돌렸다.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진행한 이재용 회장 등 14명에 대한 선고기일에서 이들 전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모두 입증이 부족하다”라며 “제기한 혐의 모두 무죄”라고 선언했다. 검찰은 지난 2020년 9월1일 이 회장 등을 ▲자본시장법 ▲업무상 배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발단이다. 검찰은 이 일이 이 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위해 실시했다고 여겼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회장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하기 위해 부정거래행위와 시세조종 등 위법 행위를 했고 그 결과 다른 주주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2012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프로젝트G’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경영상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반박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등 기소된 다른 임원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재판은 2021년 4월부터 총 106회를 열었다. 이 회장은 대부분 법정을 지켰다. 해외 활동 등에 제약이 따랐다. 삼성 경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 회장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하지 않았다. 한편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다. 검찰이 항소하면 법정 다툼을 이어가야 한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기일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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