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용 CMP 슬러리 시장, 솔브레인 독점 구도 깨져
동진쎄미켐이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용 화학적기계연마(CMP) 슬러리 공급을 시작했다. HBM용 CMP 슬러리는 솔브레인이 독점 공급하고 있던 소재다. 업계에서는 동진쎄미켐의 이번 시장 진출이 솔브레인의 시장 지배력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동진쎄미켐이 SK하이닉스에 HBM용 CMP 슬러리 퀄테스트를 마치고 소량 공급을 시작했다.
국내 HBM용 CMP 슬러리 시장은 최근까지 솔브레인이 독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HBM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은 HBM용 CMP 슬러리 공급망 확대를 추진했고, 동진쎄미켐이 올 1분기부터 SK하이닉스에 HBM용 CMP 공급을 시작하게 됐다. 다만, 공급 초기인 만큼 물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동진쎄미켐의 HBM용 CMP에 대한 SK하이닉스 내 평가는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HBM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가) CMP 슬러리 공급사 확대를 추진했다"며 "동진쎄미켐 HBM용 CMP 슬러리가 경쟁사 제품 대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 결과가 좋은 덕분에) 최근 동진쎄미켐이 퀄테스트를 통과했고, HBM용 CMP 슬러리 소량 공급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CMP 슬러리는 웨이퍼 표면을 평탄화하는 CMP 공정에 사용되는 연마제다. 절연막을 평탄화할 때는 옥사이드 슬러리를, 금속 배선을 평탄화할 때는 메탈(텅스텐, 구리, 알루미늄) 슬러리를 각각 사용한다.
동진쎄미켐은 1999년 국내 최초로 CMP 사업에 진출했으며,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옥사이드 슬러리, 메탈(텅스텐) 슬러리 등을 공급 중이다. HBM용 CMP 슬러리는 최근 개발을 완료했고, 지난 1월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4'에서 관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HBM용 CMP 슬러리의 경우 실리콘관통전극(TSV)에 과다 충진된 구리를 연마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CMP 슬러리 대비 개발 난도가 높다.
동진쎄미켐의 HBM용 CMP 슬러리 공급이 본격화되면 솔브레인의 시장 독점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동진쎄미켐의 HBM용 CMP 슬러리 사용량을 일부 공정에 먼저 소량 도입하고, 향후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HBM용 CMP 슬러리 공급 관련 질의에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한편, 동진쎄미켐은 HBM용 CMP 슬러리 외에도 하이브리드 본딩용 CMP 슬러리 등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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