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특허분쟁 1차 결론이 다음달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C에 특허분쟁을 제기한지 약 2년 만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22년 12월 미국 수입·도매업체 17곳을 상대로 신청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침해조사의 1차 결론을 다음달 중순 내릴 예정이다. BOE는 2023년 3월 이 사건의 피신청인에 포함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 등을 상대로 ITC에서 특허침해분쟁과 영업비밀침해분쟁, 그리고 텍사스동부연방법원에서 특허침해소송을 벌이고 있다. 여러 분쟁 중 ITC 특허분쟁 1차 결론이 먼저 나온다.
ITC 특허분쟁 결론에 반영된 논리는 텍사스동부연방법원의 특허침해소송, BOE 등이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청구한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무효심판(IPR)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들 사건의 쟁점 특허 5건은 모두 같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C 특허분쟁에서 BOE 등이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특허는 5건에서 4건으로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다이아몬드 픽셀 구조와 관련된 '683 특허에 대한 침해 주장을 철회했다. 다이아몬드 픽셀 구조 특허는 '683 특허 외에도 '803 특허와 '578 특허 등 2건이 남아있다.
'578 특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23년 3월 추가로 ITC 특허침해조사대상에 포함한 특허다. 해당 특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초 ITC에 특허침해조사를 신청했던 2022년 12월에서 2개월 지난 2023년 2월 특허로 등록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여전히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4건의 청구항도 일부는 침해 주장이 철회됐지만, '578 특허의 청구항이 가장 많이 남아있다. 특허 1건은 보통 수십개의 청구항으로 구성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침해를 주장하는 특허와 청구항 수가 줄어든 것은 특허분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개다. 일반적으로 특허의 권리범위는 분쟁을 치르며 구체화되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BOE 등을 상대로 벌이는 특허분쟁에 사용 중인 OLED 특허 5건은 과거 분쟁에 사용된 적이 없다.
특허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허 3건이 침해됐다고 주장한 뒤 2건이 살아남으면 괜찮은 편"이라며 "특허 여러 건으로 분쟁을 제기하는 것은 상대의 힘을 소모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무효 또는 상대의 특허 비침해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큰 데도 침해 주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히려 특허권자가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ITC 특허분쟁을 시작했던 지난 2022년 12월에는 이때로부터 14~18개월 뒤인 올해 6월께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BOE가 빈틈을 파고들면서 전체 일정이 밀렸다. 지난 1월 ITC 행정법판사(ALJ, 1인)는 BOE 주장을 받아들여 '삼성디스플레이에 사건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예비결정을 내렸지만, 지난 4월 ITC 위원회(6인)가 삼성디스플레이의 당사자 적격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당 예비결정을 파기환송한 바 있다.
ITC 분쟁은 연방법원 소송보다 결론이 빨리 나오고, 수입금지 결정을 받을 수 있어서 특허권자는 두 분쟁을 함께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ITC 분쟁에선 행정법판사가 예비결정(1차 결론)을 내리고, 이로부터 4개월 뒤 ITC 위원회가 최종결정을 내린다. 이후 대통령이 60일 내에 승인하면 최종확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 ITC 특허분쟁의 경우, 다음달 1차 결론, 2025년 3월 최종결론, 2025년 4~5월 최종확정을 기대할 수 있다.
대통령이 ITC 최종결정을 승인할 경우, 이에 불복하는 이는 연방항소법원에 소송(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대통령이 ITC 최종결정을 거부하면, 신청자와 피신청자 모두 불복할 수 없다. 과거 2013년 ITC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며 아이폰 수입금지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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