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민간기업과 정부기관 수요 모두 강세
팔란티어(Palantir)가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추정치를 상회하는 3분기 호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7억2600만달러로 컨센서스 7억400만달러를 넘어섰다. 정부기관 매출은 4억800만달러(컨센서스 3억8000만달러), 민간기업 매출은 3억1700만달러(컨센서스 3억3000만달러)다.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이 너무 좋아서 (부연설명 없이) 집에 가도 될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 제품은 빅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시각화(Visualization)하는 데이터 분석 툴이다. 이 툴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 간의 관계를 구조화하고 통합하는 온톨로지(Ontology) 기술에 기반한다. 팔란티어는 경쟁업체 대비 온톨로지 기술 경쟁에서 앞서 있다.
팔란티어의 호실적은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이 이끌었다. 지난해 4월, 팔란티어는 온톨로지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신제품 '팔란티어 AI 플랫폼(AIP)'을 출시했다. LLM은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는 경우가 많으나, 온톨로지와 결합하면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AIP는 팔란티어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새로운 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3분기 팔란티어의 총 고객수는 전년 대비 39% 증가했고, 고객순유지율(Net Retention Rate)은 전년 대비 11%p 높은 118%이다. 고객의 신규예약액(Billings)은 전년 대비 15% 상승한 8억2300만달러이다.
AIP는 타사 제품과 호환성이 높다. 한 예로 라이언 테일러 최고수익책임자(CRO)는 "철도기업 트리니티 레일은 기존 사용 중인 제품수명관리(PLM)와 기업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환경에 AIP을 통합했다"며 "그 결과 트리니티 레일은 AI 업무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했고, 약 30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 사례처럼 민간 기업들은 강력한 AI 기능과 더불어 호환성이 높다는 이유로 AIP를 채택하는 추세다.
민간 시장의 강세에도 불구 팔란티어는 여전히 정부기관 매출이 크다. 미 국방부의 IT 현대화 프로젝트에 힘입어 3분기 정부기관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1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 인프라 제품인 아폴로(Apollo)에 대한 미 국방부의 지속적인 수요 덕분이다.
미 국방부는 데이터 안보를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을 꺼려왔다.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의 요구사항에 맞게 데이터 유출 위험이 없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아폴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아폴로는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등 다양한 서버 환경에서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배포하고 관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미군의 IT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는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이다. 메이븐은 드론과 위성에서 수집한 이미지와 비디오 데이터를 분석하는 툴이다. 미군은 팔란티어 제품 '고담(Gotham)'으로 메이븐 시스템을 구축했고, '고담'은 '아폴로'를 통해 미군 서버 환경에 배포된다.
보통 메이븐과 같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AI/ML) 툴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오픈소스 데이터를 활용할 때 성능이 극대화된다.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에 데이터 안보를 보장하면서 오픈소스 없이 내부 데이터만으로 AI/ML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샤얌 신카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폐쇄형 AI는 오픈소스 AI와 성능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고 언급했다.
두 모델 성능이 큰 차이가 없다면 비용 측면에서 오픈소스가 더 유리하다. 오픈소스는 특정 라이선스에 의존하지 않아 유지보수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미 국방부 입장에서는 비용보다 데이터 안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픈소스 모델을 채택할 이유는 없다.
AI 산업은 초기 단계를 지나갔다. 현 단계는 성능만큼 데이터 보호가 중요한 시점이다. 팔란티어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팔란티어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간 실적전망치를 지난 분기에 이어 상향조정했다. 5일, 미국 현지 증시가 마감한 뒤 팔란티어 주가는 13.72%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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