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대학 중 두 번째 도입... 금융·의학·화학 등에 활용 계획
글로벌 양자 컴퓨터 선도업체 IBM은 20일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에서 'IBM 퀀텀 시스템 원'을 공개했다. 이는 국내 최초이자 대학으로서는 전세계 두번째다.
퀀텀 시스템 원은 △양자 프로세서 △초저온 냉각 장치 △마이크로파 제어장치 △밀폐형 유리 큐브와 같은 하드웨어와 양자 알고리즘 개발 키트 '키스킷(Qiskit)'와 같은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IBM은 양자 프로세서(QPU)를 자체적으로 개발한다. 2019년 1세대 팔콘부터 시작해 현재는 5세대 콘도르까지 공개됐다. 연세대가 도입한 퀀텀 시스템 원은 3세대 이글을 기반으로 한다. 이글은 127큐비트(양자연산단위)를 탑재한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100큐비트가 넘어야 양자 컴퓨터를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QPU는 출시부터 상용화까지 약 3년이 걸리며, 현재 IBM 내부 데이터센터 외 산학기관은 이글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이글은 기존 컴퓨팅에서 불가능한 무차별 대입 시뮬레이션과 암호화, 그리고 신약 개발 등의 복잡한 연산을 수행한다. 양자 컴퓨터 산업이 기존 '양자 유용성(Quantum Utility)' 단계를 넘어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로 전환하는 단계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산업 전반의 양자 문해력을 증진하고 상생 협력을 위한 양자 우위 생태계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양자 컴퓨터가 양산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오류수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큐비트는 0과 1의 이진법 연산만 하는 클래식 비트와 다르게 0과 1이 중첩되는 위상까지 존재한다. 이 위상은 온도와 전자기간섭 등 외부 노이즈에 상당히 취약해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위상이 유지되는 시간은 '코히어런스(Coherence)'라 부르며, 이것이 양자 연산 시간보다 길어야 오류를 수정할 시간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
연세대는 퀀텀 시스템 원에서 컴퓨팅 작업을 수행할시 코히어런스 시간이 마이크로세컨드로 양자 연산 시간인 나노세컨드보다 길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향후 코히어런스 시간을 수백 마이크로세컨드까지 확장하도록 연구해 2025년부터 오류수정이 가능한 양자컴퓨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류수정은 컴퓨터(하드웨어)가 아닌 컴퓨팅(알고리즘) 방식이며 연세대는 알고리즘을 중점으로 연구한다.
오류수정이 가능한 양자컴퓨터는 생성형 AI 연산에 더 적극 활용될 수 있다. 표창희 IBM 상무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이글 기반 시스템에서 키스킷을 활용해 생성형 AI 연산을 많이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언어모델(LLM)은 대규모 병렬 처리를 요구하므로 오류수정뿐 아니라 큐비트 용량 자체가 확장되는 것도 중요하다. IBM은 내년 1000큐비트 이상을 갖춘 6세대 플라밍고 QPU를 공개하고, 그 이후로는 최대 10,000큐비트 이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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