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IP의 캐주얼 장르 도전...사실상 최초
파격 도전이 성공하면 향후 다양한 선택지 가능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를 활용한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로 주목받고 있다. '리니지' IP로 만드는 첫 캐주얼 게임이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마지막 신작이기도 하다. 이미 사전예약자 400만명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하드코어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성공하면 엔씨소프트의 앞에 다양한 선택지가 놓이는 셈이다.
‘리니지’는 한국 게임산업의 상징적인 IP 가운데 하나다. 1998년 첫선을 보인 이래 25년간 MMORPG 장르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 ‘리니지’ IP가 방치형 캐주얼 장르로 시도된 사례는 없다. 이는 하드코어 시장에 맞춤 프로젝트를 개발한 엔씨소프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 새로운 유저층을 공략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존의 '리니지' 게임들은 복잡한 성장 시스템과 높은 난이도, 유료 과금 모델 등으로 유명했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이러한 요소들을 탈피해 가벼운 게임 스타일을 지향한다. 방치형 게임은 단순 조작으로 캐릭터가 성장하고 게임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 적합한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방치형 게임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장르다. 2023년부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제작비와 개발 기간이 타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짧다. 이에 비해 수익성은 높아 중소 개발사가 선호하는 장르였다. 올해 방치형 롤플레잉 장르의 시장 점유율은 롤플레잉 시장의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한 다수의 방치형 게임이 중국산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방치형 게임의 성공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다. 국내 출시된 '픽셀 히어로', ‘버섯커 키우기’ 등 게임들은 캐릭터 수집과 성장의 재미만으로 짧은 시간에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 같은 사례는 엔씨소프트의 전략적 선택이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엔씨소프트의 캐주얼게임 도전은 단순히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메시지를 넘는다. 변화하는 글로벌 게임 시장과 이용자 플레이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적 정책 전환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캐주얼게임이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 들이고 있다. MZ세대는 게임에 과도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 않는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엔씨소프트는 과거의 성공 공식을 고수하지 않고 '리니지' IP의 재해석이라는 결단이 나왔다.
방치형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대다수의 게임들이 유사한 메커니즘과 플레이 스타일을 공개한다. 엔씨소프트가 '저니 오브 모나크'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지가 성공의 핵심이다.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케이스가 있다. '리니지' IP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활용한 몰입감이 관건이다. 또 장기적인 이용자 유지와 수익 모델의 안정이 중요하다.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유저 이탈률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합리적인 과금 모델이 성공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엔씨소프트가 ‘저니 오브 모나크’를 통해 캐주얼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 판도가 달라진다. 이 실험의 성공은 '리니지' IP를 활용한 여러 장르의 프로젝트가 추가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파격 도전이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 모두에게 외면받는 결과를 낳을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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