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라이브 게임들 매출 전반적 하락 추세
'리니지M' 나홀로 역주행...신규 정책의 성공적 효과 방증
분사보다 자체 개발력 강화에도 고민해야
엔씨소프트가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발표해 그 원인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주요 원인으로 마케팅 비용의 증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4162억원이다.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해 487억원에 이른다. 이 수치는 신작 출시와 함께 이루어진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기인한다. '호연'에 집중적인 리소스 투입이 이뤄졌고 이같은 지출이 매출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기존 라이브 게임들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엔씨소프트의 현재 상황을 대변한다. 확연한 매출 하락세가 나타난 게 원인이다.
우선 모바일게임 라인업의 경우 '리니지W'와 '리니지2M', '리니지M' 등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차이가 두드러진다. '리니지W'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901억원이나 올해 3분기는 470억원에 불과하다. '리니지2M'은 2023년 3분기 매출이 550억원이고 올해 3분기 431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M'만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200억원이며 올해 3분기는 1589억원이다. '리니지M'에 적용한 리부트 서버 효과가 명백하게 나타났다. '리니지2M'과 '리니지W'의 경우는 최근 새로운 정책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리니지M'에서 입증된 방향성이 '리니지W'와 '리니지2M'에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 '리니지' 3종에서 매출 하락의 추세를 막고 다시 역주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새로운 방침이 본격적인 효과를 보이면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4분기부터 점차 개선될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PC온라인게임 부문은 '리니지'와 '리니지2', '아이온', '길드워2' 등이 있다. '리니지'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264억원이고 올해 3분기 또한 264억원이다. '리니지2'는 2023년 3분기 매출이 205억원이며 올해 3분기는 202억원이다. '아이온'은 작년 3분기에 193억원, 올해 3분기 118억원이다. 동일한 시기에 '길드워2'는 각각 210억원과 190억원이다. 엔씨소포트의 PC온라인 분야는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크게 상승하지 않았으나 하락하지도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와 '리니지2' 등에 결제 부담 완화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향후 PC온라인게임에서도 엔씨소프트의 반등이 예상되는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예고된 신작의 출시가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작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동반한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일수록 마케팅 비용 규모 역시 상승한다. 신작 출시가 반드시 긍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는 '호연'의 사례로 비춰봐도 명백하다. 엔씨소프트의 내년 신작은 '아이온2'와 '프로젝트 LLL' 그리고 '택탄'으로 예고돼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글로벌 지향 작품으로 선언한 상태다. 해외 게임시장에서의 본격 마케팅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신작의 흥행은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에 가깝다. 해외 시장에서 통용될 조건의 프로젝트라는 것은 사실상 없다. 모바일 외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선택이 글로벌에서 성공을 의미하진 않는다. 신작 출시의 리스크는 플랫폼의 이슈가 아니다. 여전히 모바일게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게임시장은 약 258조원이고 이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이 대략 144조원을 차지한다. 비중으로 따지면 56%이다.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선택이 글로벌 지향점이라는 의미로 보긴 힘들다.
결국 엔씨소프트가 적자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영업이익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기존 라이브 게임들의 매출 증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이 엔씨소프트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력 감축은 경영에서 선택할 가장 쉬운 방법에 속한다"며 "엔씨소프트는 개발이 본질인 회사다. 개발 스튜디오를 분리해 독립 법인으로 만드는 것은 리스크 분산을 위한 단기 처방"이라며 "개발사 엔씨소프트의 중장기 경쟁력도 함께 고민해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