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자정에 글로벌 출시...'리니지' IP로 캐주얼 시장 확대
방치형 장르 자체 제작...분사 등 잇단 진통에 신작 출시
출시 후 구글플레이 1위, 애플 10위에 등극
전일 대비 주가는 급락, '리니지' 팬덤은 선호
엔씨소프트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 게임은 5일 자정에 출시돼 구글플레이 무료 게임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시작을 알렸으나 주가는 개장 직후 급락해 전날 대비 약 14%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캐주얼 시장에 대한 도전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캐주얼 장르의 프로젝트다. 엔씨소프트는 주로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위주의 하이엔드 프로덕트를 지향한다.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체질 개선과 시장 확대 전략에 따라 캐주얼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상징성을 지닌다. 사전 예약으로 800만 계정을 돌파하며 기대감을 올렸으나 뚜껑을 연 직후 투자자들은 실망을 나타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5일 종가 20만원을 턱걸이했다.
이와 달리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구글플레이 무료 게임 1위다. 앱스토어에서는 9위에 올랐다. '리니지' 인기가 높은 대만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대만 구글플레이 7위와 앱스토어 11위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3위이다. 게임에 대해 이용자들과 시장의 관심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 퀄리티 게임과 달리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전까지 공식적으로 이 게임의 장르를 발표하지 않았다.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과 차이가 있었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희망퇴직, 분사 등으로 불확실성을 높인 것도 투자자에게 불안감을 부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의 모호한 재미다.
방치형 게임에서 핵심은 시간이다. 방치형 스타일은 자동 사냥과 자동 전투가 메인이다. 이용자는 캐릭터와 파티를 육성해 레벨과 스킬을 올리고 장비를 맞춰 나가며 재미를 느낀다. 짧은 플레이와 단순 조작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지루할 틈을 주면 안된다. 분 단위의 플레이 플로우를 설계해 다이내믹한 동선을 부여해야 한다. 방치형은 기획자의 역량에 좌우되는 부분이 크다. 국내 방치형 게임의 대표작은 로드컴플릿의 '레전드 오브 슬라임'이 있다. 북미 시장에서 방치형으로 이름을 알린 유일한 국내 개발사다.
이용자들은 '저니 오브 모나크'가 방치형의 문법을 벗어나기 위한 차별화에 집착한 것으로 본다. '리니지' 브랜드 이미지에 부족한 그래픽은 차치하고 기본 시스템이 방치형과 다소 어긋나 있다는 피드백 나온다. 이 장르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 릴스에 곧잘 비유된다. 가벼운 인터넷 콘텐츠에 가까운 성질을 지니는 것이 방치형 게임이다.
'리니지' 팬덤층은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다. MMORPG 일색이었던 '리니지'에서 완전히 다른 세계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실행하고 폰을 켜 놓기만 하면 대부분의 플레이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색다르다는 의견이다. 기존 '리니지' 스타일에 익숙한 고인물들은 '저니 오브 모나크'를 통해 신선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방치형 게임은 노하우가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데이터에 근거한 이용자들의 플레이 패턴을 면밀히 분석해 주요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시도는 엔씨소프트에 다양성을 만들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라고 덧붙였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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