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폐지가 업계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세 불안으로 올해 단통법 폐지는 안갯속이나 업계는 폐지 후의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단통법은 정부가 불투명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이뤄진 단말기지원금 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법안으로 △지원금의 부당한 차별 지급 금지 △지원금 공시 △지원금과 연계한 개별 계약 체결 제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 제공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단통법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점들도 많다. 이동통신사는 단말기 보조금 경쟁 제한으로 전반적인 경쟁이 약화됐고 고가 요금제 판매 유도로 지원금 확대와 공시가 어려워졌다. 제조사는 단말기 할인 전략을 활용하기 어려워진데 더해 이통사의 지원금 축소로 단말기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평균적인 지원금 혜택이 낮아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고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유통업계는 불법 영업을 하는 이른바 '성지점'이 기승을 부리고 정부는 판매점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유통망 관리에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다만 단통법 폐지가 이동통신사 간 경쟁에 미칠 전망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이통사들이 '탈통신'을 위해 AI, B2B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제조사 간 경쟁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수 있다. 국내 주요 단말기 제조사는 삼성전자와 애플 뿐이어서 실질적인 가격 경쟁이 어렵다. 특히 애플과 같은 해외 제조사의 협조 여부는 불투명하다.  유통업계 역시 오히려 '성지점' 영업이 늘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자금력을 갖춘 대형 유통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상당수 중소 유통업체들이 폐업 위기에 몰릴 수 있다. 

한편 단통법 폐지안은 9일 법사위 전체 회의를 거쳐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계엄 사태 등으로 인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 등의 논의에 밀리고 있다. 단통법 폐지안에 대한 결론이 쉽게 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아예 재논의를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