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추가 매각을 계획 중인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LCD 사업에서 철수했고, LCD 장비를 순차 매각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를 생산했던 옛 L8 라인은 건물 4층의 L8-1-1과 L8-2-1 라인, 그리고 건물 8층의 L8-1-2와 L8-2-2 라인 등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층은 사무실 등으로 사용한다.
4층에 있던 L8-1-1에는 8세대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A5)이 들어왔고, L8-2-1 라인에는 8세대 IT 제품 OLED 라인(A6)을 구축 중이다. A5 QD-OLED 라인에선 TV와 모니터용 QD-OLED를 만든다. A6 IT OLED 라인에선 노트북 등 IT 제품 OLED를 만들 계획이다.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추가 매각을 계획 중인 8세대 LCD 장비는 건물 8층에 있는 L8-1-2와 L8-2-2 라인에 있다. 이곳 LCD 장비도 이미 가동을 중단했다. 아직 8층에는 새로운 장비가 들어오진 않았다.
지난달부터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물산을 통해 일부 LCD 장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물산을 통해 매각 공고를 올린 LCD 장비는 톱텍의 액정 셀 오토 패킹, 에프엔에스테크의 8Y 스크라이브 후 세정기, 에스에프에이의 이송 시스템 등이다. 지난달 이미 해체를 마친 장비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LCD 장비 추가 매각을 준비 중이지만 수요는 불확실하다. 이미 중국 패널 업체 여러 곳이 8세대 라인보다 경제성이 좋은 10세대 라인을 가동 중이어서, 8세대 LCD 장비 수요가 있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물산을 통해 LCD 장비 매각을 공고한다는 것 자체가 수요가 많지 않다는 방증"이라면서도 "고철 처리보다는 장비 매각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기존 LCD 장비 부품을 대체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LCD 장비를 부분적으로 매입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사업에서 철수했다. 당초 2021년 LCD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LCD 가격이 급등하자 삼성전자 TV 사업부에서 삼성디스플레이에 LCD 사업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L8 라인 중에선 QD-OLED 라인이 들어선 L8-1-1 라인(현재 A5)이 2019년 가장 먼저 가동을 중단했다. 2020년 7월 QD-OLED 장비가 이곳에 반입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쑤저우 LCD 공장과 관련 특허를 CSOT에 매각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지난달 전세계 LCD 장비 투자가 올해 소폭 늘어난 뒤 2025~2026년 2년 연속 줄어들고, 2027년에는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 패널 업체는 LCD 공장 가동률을 낮춰서 LCD 가격 하락을 막고 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