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기판유리 가격이 내년 1분기까지 오를 것이라고 시장조사업체 DSCC가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수요는 둔화됐지만, 이 부문 세계 1위 코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에도 기판유리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코닝이 제시한 기판유리 가격 인상 이유는 엔화 약세다. 코닝은 지난 9월 "환율 기반으로 (기판유리) 가격을 조정하고(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코닝은 기판유리 사업 수익성을 예년 수준까지 회복하겠다고 설명했다. 코닝은 지난해 기판유리 가격을 20% 인상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인플레이션과 엔화 약세 등이 이유였다.
DSCC는 올해 전세계 디스플레이 기판유리 매출은 엔화 기준으로 13% 오르지만, 달러화 기준으로는 5%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기별로 기판유리 가격은 올해 3분기 3% 올랐다.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각각 10%, 4%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DSCC 자료에 나오지 않았지만 기판유리 가격은 오랫동안 엔화를 기준으로 거래돼 왔고, 관련 부품 가격도 기판유리 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결제 통화를 바꾸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기판유리 출하량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분기였다. 이때는 패널 업체가 유로2024와 파리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TV 패널 재고를 늘렸다. 하지만 2분기 기판유리 수요는 역대 최대였던 2022년 1분기 수준에는 못 미쳤다.
3분기 기판유리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2%, 전년 동기보다 1% 줄었다. 4분기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7% 줄어들고, 2025년 1분기에 전 분기보다 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에는 패널 업체들이 패널 가격 인하를 막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췄다.
DSCC는 올해도 코닝이 디스플레이 기판유리 출하량과 매출 1위를 지키겠지만, 점유율은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업체들이 8.5세대 기판유리 출하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는 지난해와 올해 8.5세대 기판유리 생산능력을 늘렸다. 올해 3분기 전세계 디스플레이 기판유리 생산능력은 전 분기보다 1%, 전년 동기보다 3% 커졌다. 전체 생산능력은 여전히 수요를 크게 웃돈다. 이 때문에 일부 생산라인은 놀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디스플레이 기판유리 시장에서 한국 패널 업체의 수요 점유율은 크게 줄었다. 한국 패널 업체의 기판유리 수요 점유율 합계는 2023년 1분기 저점인 5%에서 올해 하반기 7%까지 늘었지만, DSCC는 이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디스플레이 기판유리는 중소형과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에 사용된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OLED 등에 탑재하는 플렉시블 OLED는 폴리이미드(PI) 기판을 사용하지만, 액상 형태 PI 바니시를 경화하기 전에 캐리어용 유리기판이 필요하다. 대형 OLED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에는 유리기판이 하나 들어가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에는 유리기판이 상판과 하판 2개 들어간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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