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산업, 새 패러다임 변화 직면"
"반도체·물리·광학 기술 요구"..."아듀 LCD"
차량용 OLED, '투 스택 탠덤' 적용 시사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OLED와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IT용 8세대 OLED는 태블릿·노트북 등 IT 제품용 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AR·VR 메타버스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 OLED와 마이크로 LED 기술을 말한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MID 2022 기조연설에서 "IT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그리고 마이크로 OLED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일본 알박과 IT용 8세대 풀컷 방식 수직 증착기를 개발해왔고,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에서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IT용 8세대 OLED는 기존 6세대 OLED보다 큰 유리원판을 사용하는 기술로, 태블릿과 노트북 등 시장을 노린다. 원판이 커지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최주선 사장은 IT용 8세대 OLED는 2024년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투자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8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1만5000(15K)장 규모로 우선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고객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월 15K 수준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1인치 내외 디스플레이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용 메타버스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실리콘 기판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올리면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실리콘 기판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올리면 '레도스'(LEDos:LED on Silicon)라고 부른다.
최 사장은 "마이크로디스플레이에서 디스플레이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에 사용하는 실리콘 기판 위에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디스플레이에서 나온 빛을 다시 사용자 눈앞으로 보내주는 웨이브가이드(waveguide, 광도파로)는 광학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과 전혀 다른 공급망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최 사장은 이처럼 IT용 8세대 OLED와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그리고 첨단 IT 및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이 올해 세 가지 큰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IT용 디스플레이에는 IT용 폴더블 OLED, 게이밍 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된다. 연매출 500억달러 달성을 위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IT용 8세대 OLED 라인 등에 투자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도 차량용 OLED에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구조를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제껏 싱글 스택 제품만 만들어왔다. 차량용 OLED 분야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투 스택 탠덤 방식 OLED를 양산하며 시장을 이끌어왔다.
특허도 부각했다. 최주선 사장은 "경쟁사보다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특허가 사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부터 특허를 부각하며 고객사와 경쟁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를 경고해왔다.
최주선 사장은 "내년에 퀀텀닷(QD)-OLED는 또다른 이정표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77인치 QD-OLED를 최초로 전시했다. 현재 TV용 라인업인 55인치와 65인치에 더해 77인치가 TV용 QD-OLED 라인업에 내년에 추가된다. 그는 QD-OLED가 LG디스플레이 화이트(W)-OLED보다 '체감 휘도'(XCR:eXperienced Color Range) 등에서 뛰어나다는 내용도 부각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에 들어가는 유리기판 2개 중 하나를 빼는 기술, 내부발광효율이 떨어지는 청색 형광소재를 인광 또는 열활성지연형광(TADF) 소재로 바꾸기 위한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끝으로, 최주선 사장은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서 철수한 삼성디스플레이 결정을 '아듀 LCD', '굿바이 LCD' 등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