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기기 통해 압도적 몰입감 제공 계획" 풀이
애플 첫번째 MR 기기 올레도스는 소니가 개발
애플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3500PPI 수준 올레도스 제작을 요청했다. 기존 요구사양이었던 2800PPI보다 약 700PPI 높아졌다. 메타버스 시장 개화를 앞두고 애플이 압도적 몰입감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 요구사양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화소밀도 3500PPI(Pixels Per Inch)에 가까운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개발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기판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하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메타버스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애플은 앞서 LG디스플레이 등에 2800PPI 수준 올레도스 개발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보다 요구사양이 약 700PPI 높아졌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사용자에게 착시 현상까지 줄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바라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디스플레이 화소밀도가 높을수록 사용자 몰입감을 확대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납품을 목표로 개발 중인 올레도스는 내년에 나올 애플의 첫번째 혼합현실(MR) 기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첫번째 MR 제품에 필요한 올레도스는 일본 소니가 공급한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애플의 첫번째 MR 기기 '리얼리티 프로'에 적용되는 올레도스 화소밀도는 3000PPI를 웃돌 것이라고 지난 26일 예상했다. 이 제품에는 4K 해상도와 3000PPI 이상 화소밀도의 올레도스 2개와, 일반 OLED 1개가 탑재된다. 올레도스는 소니, 외부 인디케이터용 일반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간 시장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해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연구개발에 소극적이었는데 3분기를 지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3분기 초 삼성전자와 애플, 메타(옛 페이스북) 등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메타버스 기기용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왜 시장성을 삼성디스플레이가 판단하느냐"고 질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올레도스 기술을 개발해왔다는 점도 삼성그룹이 삼성디스플레이에 관련 기술 개발을 압박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도스와 함께, AR 시장을 노리고 6600PPI 수준 레도스(LEDoS:LED on Silicon)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레도스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보다 적극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니가 주도하는 올레도스는 기술 진입장벽이 낮고, 소니의 올레도스 생산수율도 낮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우선 삼성전자를 상대로 올레도스 납품이력을 쌓은 뒤 애플 등 해외 고객사를 상대로 올레도스 공급 확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시장을 노리고 올레도스 기술을 개발해왔다. LG디스플레이는 레도스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지만 올레도스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소니가 주도하는 올레도스는 화이트 OLED를 발광원으로 사용하고 적(R)녹(G)청(B) 컬러필터를 활용한다.
애플에 앞서 여러 업체가 AR·V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DSCC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다음달 퀘스트프로(1200PPI), 피코가 4분기에 피코4와 피코4프로(각 1200PPI)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니가 내년 초 플레이스테이션(PS) VR2(850PPI), 애플이 내년 하반기 MR 기기(3000PPI 이상)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올레도스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제품은 애플 기기가 유일하다.
한편, 마이크로디스플레이란 AR·VR 메타버스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1인치 내외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마이크로디스플레이 후보 기술로는 올레도스와 레도스, 엘코스(LCoS:LC on Silicon) 등이 있다. 엘코스도 실리콘 기판을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