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치 수주 물량, 삼성전기와 비슷
2020년 아이폰에도 RFPCB 공급 예정
OLED 아이폰 올해 2종→내년 3종 확대
비에이치와 삼성전기가 애플의 내년 아이폰 신제품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용 핵심부품을 공급한다. 2017년 아이폰X부터 4년째다. 내년에 나올 아이폰은 3종 모두 OLED 모델이어서 양사 매출 성장폭이 클 전망이다. 특히 중견기업인 비에이치가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는 삼성전기 등과 내년 하반기에 나올 애플 아이폰12(가칭) 시리즈에 OLED 패널용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RFPCB는 경성(Rigid)과 연성(Flexible) 특성을 결합한 인쇄회로기판(PCB)이다. OLED 패널을 스마트폰 메인 기판에 연결하려면 RFPCB를 사용해야 한다. 비에이치 등이 RFPCB를 납품하면 패널 업체가 OLED 디스플레이를 완성해 애플에 공급하는 구조다.
비에이치가 올해 아이폰11 OLED 모델용으로 수주한 RFPCB 물량도 이미 삼성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비에이치와 삼성전기에서 RFPCB를 공급받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물량이 전체의 90%를 웃도는 수준이어서 애플 내 비에이치 비중은 4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영풍전자도 올해 아이폰 신제품에 RFPCB를 공급하지만 물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전자는 LG디스플레이를 통해 RFPCB를 납품한다. 애플 내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 비중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쳐 영풍전자의 RFPCB 물량도 비에이치의 5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 중 비에이치만 웃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아이폰 신제품에는 일본 PCB 업체 등도 RFPCB 공급을 시도했지만 애플 승인을 얻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도 공급업체를 다변화하고 싶겠지만 RFPCB는 기술난도가 높은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아이폰11 시리즈 중 OLED 모델은 아이폰11프로 및 11프로맥스다. 아이폰11은 액정표시장치(LCD) 모델이다.
비에이치 수혜폭은 내년에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년 아이폰12 시리즈는 3종 모두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5.4인치와 6.7인치 아이폰 모델은 삼성디스플레이 고유기술인 와이옥타(Y-OCTA·YOUM On-Cell Touch AMOLED)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옥타는 스마트폰 스크린 터치 센서 기능을 아몰레드(AMOLED) 패널에 내장하는 방식이다. 해당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한다. 비에이치와 삼성전기가 와이옥타 패널용 RFPCB를 납품한다.
나머지 6.1인치 아이폰 모델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눠 공급한다. 이 제품에서 비에이치·삼성전기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영풍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 각각 부품을 납품한다.
시장에서 보는 올해 비에이치 매출 전망은 지난해보다 0.9% 내린 7607억원이다. 아이폰11 시리즈 판매가 다소 부진할 것이란 추정을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내년에 5G 아이폰이 나오면 소비자 교체수요를 자극해 제품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선 비에이치의 내년 매출 전망을 9000억~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OLED를 처음 적용한 아이폰은 2017년 아이폰X이다. 당시에는 비에이치와 삼성전기, 인터플렉스 등이 OLED용 RFPCB를 공급했다. 아이폰X은 터치스크린 패널(TSP)에도 RFPCB를 사용했다. 하지만 아이폰X에서 화면 꺼짐 현상이 생기자 애플은 인터플렉스의 TSP용 RFPCB에서 불량이 났다고 판단했다. 애플은 다음해부터 TSP RFPCB 대신 과거 방식인 멀티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으로 돌아갔다. 인터플렉스도 아이폰 OLED RFPCB 공급에서 배제됐다.
인터플렉스와 같은 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풍전자는 지난해부터 구형 아이폰 OLED 모델 RFPCB 공급업체가 됐다. 영풍전자는 2017년에도 아이폰X의 TSP용 RFPCB를 납품했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X(1종)을 시작으로 지난해 아이폰XS·XS맥스(2종), 올해 아이폰11프로·프로맥스(2종)에 OLED 패널을 적용했다.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