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는 27일 '인듐포스파이드(InP) 코어(core)와 징크셀레나이드(ZnSe)·징크설파이드(ZnS) 2중 쉘(shell) 퀀텀닷 소재로 만든, 높은 효율과 안정된 수명의 퀀텀닷 발광다이오드'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교신저자인 장은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펠로우는 "삼성의 독자적인 핵심 소재 기술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영상(VD)디스플레이사업부는 2015년 빛발광(PL) 퀀텀닷 기술을 활용한 액정디스플레이(LCD) TV인 'SUHD TV'를 출시, 세계 최초로 카드뮴이 없는(Cd-free) 퀀텀닷 소재를 디스플레이분야에 상용화했다. 장 펠로우가 개발한 InP 코어 퀀텀닷 소재가 사용됐다. 2017년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최고급 LCD TV 라인업 이름을 'SUHD TV'에서 'QLED TV'로 바꿔,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장 펠로우가 언급한 '삼성의 독자 핵심 소재 기술'은 InP 코어 퀀텀닷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용화 가능성'은 전기발광(EL) QD디스플레이를 가리킨다. 장 펠로우는 InP 코어 퀀텀닷을 개발한 공로로 2017년 펠로우에 임명됐다. 펠로우는 삼성전자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핵심 기술 인재에게 부여되는 직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가동예정인 Q1라인에서 PL QD기술이 적용된 퀀텀닷디스플레이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 다음 디스플레이 기술인 EL QD기술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논문에서 EL QD디스플레이는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D-LED)라고 지칭됐다. "카드뮴 퀀텀닷으로 만든 업계 최고 수준의 QD-LED 소자와 비견되는 성능을 보여줬다"며 "InP 기반 QD-LED가 상용 디스플레이로서 곧 사용될수 있다"고 했다.
논문은 "InP코어 QD-LED는 이론적으로 21.4%의 외부양자효율(EQE), 10만 니트(nit) 밝기, 100만 시간 수명(LT50, 100nit 기준)을 기록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기존 카드뮴 기반 QD-LED EQE는 레드 20.5%, 그린 21.0%, 블루 19.8%였다"고 했다.
원유호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제1저자)은 "퀀텀닷 소재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이해해 쉘 두께에 상관없이 고효율의 퀀텀닷을 만드는 방법이 이번 연구의 의미"라며 "소자에서 퀀텀닷 사이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전하 균형을 조절해 QLED(QD-LED, EL QD)의 효율과 수명 개선의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진은 InP 코어 주위에 첫번째 쉘인 ZnSe를 입히는 과정에서 불산(HF)으로 InP 코어의 산화막을 제거하는 공정을 추가했다. 비교적 높은 340도 온도에서 ZnSe 쉘을 입힐 수 있게 됐다. 균일한 InP 코어, 대칭(symmetric) 코어·쉘 구조를 통해 에너지 전이와 오제효과(Auger recombination)를 억제, 높은 발광효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코어를 쉘로 감싼 퀀텀닷에는 입자 분산을 위한 기다란 리간드(ligand)가 붙는다. 입자 분산성과 전하 주입효율은 트레이드 오프(trade-off)관계다. 리간드가 길면 퀀텀닷이 용매에서 분산이 잘되지만, 전하 주입효율은 낮아진다. 반대로 짧은 리간드는 전하 주입효율이 높고 분산에는 다소 불리하다. 전기를 흘렸을때 리간드를 타고 전하가 퀀텀닷에 들어가게 되는데 리간드 길이가 길면 저항이 커진다.
퀀텀닷을 합성할 때 리간드를 함께 넣기도 한다.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진은 합성에서 만들어진 초기 리간드(initial surface ligand)를 길이가 더 짧은 리간드로 교체해 전하주입 효율을 높였다. 길이가 긴 리간드와 짧은 리간드를 혼재해 분산성과 전하주입효율을 모두 높일수 있다. 논문은 "QD-LED는 발광효율, 색순도, 신뢰성이 좋고 생산단가가 낮다"며 "대형 디스플레이에 최적화(ideal)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