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전기차(EV) 배터리 후공정 장비를 중국 업체에 맡겼다. 배터리 소재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공정을 리드차이나와 개발하는 등 중국 배터리 장비사와의 협력이 잦아지고 있다. 원가절감, 가격 대비 성능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오토웰(Autowell)이 만든 후공정 장비를 미국 조지아 공장에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모듈과 팩 조립, 물류 자동화 장비가 대상이다. 오토웰이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장비 거래가 외부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BAK, 리선배터리와 같은 중국 내 업체에 주로 장비를 공급했다. 해외 기업과는 인연이 거의 없었다.
조지아 공장은 연산 9.8기가와트시(GWh)로 설계됐다. 활성화를 위한 포매이션과 물류 자동화 라인은 배터리 생산 공정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배터리 재료를 섞고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극판 공정, 각 배터리 소재를 결합하는 조립 공정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조지아 공장의 생산량을 감안했을 때 오토웰이 공급한 물류 자동화 장비는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오토웰은 중국 우시에 본사가 있다. 2010년에 설립됐고 물류 자동화 장비뿐 아니라 배터리 모듈과 팩 설계와 생산도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이 만드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모듈과 팩 단위로 조립한다. 배터리 팩은 배터리 셀을 일정한 양으로 묶어서 만든 배터리 모듈로 이루어져 있다. 전기차(EV)에 최종적으로 탑재되는 배터리 형태를 말한다.
추가 투자가 예상되는 조지아 2공장도 오토웰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장비 호환이나 유지 보수 등을 따지면 후공정에선 턴키로 장비를 쓰는 편이 더 낫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후공정에선 오토웰뿐 아니라 국내 톱텍도 장비를 공급한다. 배터리 셀과 배터리 셀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용접(Welding) 장비가 대상이다.
조지아 1공장은 오는 2022년 양산을 시작한다. SK이노베이션은 연내 조지아 2공장 추가 투자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다만 LG화학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소송 등으로 올해 투자가 결정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