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반도체 스타트업 파두(Fadu)가 애플과의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품질인증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애플의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낸드 스토리지용 컨트롤러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 사례로 만들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세계 굴지의 클라우드 회사도 고객사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영향으로 인증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변수다.
2015년 7월 설립된 파두는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다. 파두는 설립 후 시드 투자로 SK그룹 등으로부터 80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2017년 말 시리즈A로 산업은행,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36억원을 투자받았다. 2018년 말 시리즈B 당시엔 투자 자문사 레버런트파트너스가 파두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2018년 시리즈B까지 파두가 유치한 총 자금은 416억원에 달한다. 시드투자 당시 투자업계서 600억원으로 평가받았던 파두의 시장 가치는 작년 하반기 기준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파두는 올해 초 이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추가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파두는 매출 실적이 없다. 작년 영업손실은 162억원에 육박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61억원, 1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파두는 현재 총 인원이 9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외형이 커졌다. 최근 공개된 파두의 외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작년 초 217억원에서 작년 말 31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올해 초 추가 투자를 받아 실탄을 마련했지만, 애플과의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추후 자금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두의 최대주주는 이지효·남이현 공동대표로 각각 27.63%(37만3020주), 20.66%(27만8855주) 지분을 쥐고 있다. 이지효 대표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출신이며 공동대표인 남이현 박사는 SK텔레콤에서 반도체 컨트롤러 기술을 개발하던 이 분야 전문가다. 최태원 SK 회장 사위가 근무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업계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