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업체 테스트 진행 중
천안 사업장 파일럿 라인에 적용할 듯
삼성SDI가 전기차(EV) 배터리 생산 라인 '반자동화'를 추진한다. 생산직 직원(오퍼레이터) 없이 배터리 소재를 옮겨주는 자율주행 무인운반차(AGV) 시설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배터리 생산 라인은 자동화 비중이 작다. 전공정(전극)부터 후공정(포매이션)까지 자동화 비중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 삼성SDI뿐 아니라 모든 배터리 업체가 그렇다. 공정과 공정 사이에 오퍼레이터가 필요하다. 특히 전공정 인력 비중이 높다. 전극 공정에서 만들어진 양‧음극 배터리 소재를 조립 공정으로 정확히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전극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양‧음극 배터리 소재를 마더롤이라 부른다. 마더롤은 슬리팅을 통해 일정한 크기로 나뉜다. 이 나뉜 배터리 소재가 릴(Reel)이다. 전기차 배터리용 릴은 3인치부터 6인치 크기의 샤프트에 걸려있다. 무게가 200~600Kg에 달해 사람 손으로 밀다가 정렬이 틀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샤프트에서 샤프트로 이동시킬 때 반드시 사람이 각도를 맞춰야 했다. 생산성과 수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삼성SDI 연구‧개발(R&D) 부서는 이 같은 작업 환경을 개선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초부터 반자동화 설비를 연구했다. 최근 국내외 배터리 장비업체가 공급한 AGV를 테스트 중이다.
기존 반자동화 시스템은 삼성SDS가 담당했다. 이 설비가 단순히 릴을 이동하는 형태에 그쳤다면, 개선된 설비는 릴을 이동할 때 샤프트의 상‧하‧좌‧우뿐 아니라 샤프트와 샤프트가 정확히 맞닿을 수 있도록 각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반자동화 시설투자가 진행된다면 배터리 생산시설로는 최초 사례다. 다만 이 같은 설비를 모든 공정에 투입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수백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설비는 R&D 검증이 끝난만큼 천안 사업장에 설치해 결과물을 보고 최종 도입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 라인 자동화 비중이 작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