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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전쟁, 한국도 전략적 대응 필요"
"반도체 패권전쟁, 한국도 전략적 대응 필요"
  • 이나리 기자
  • 승인 2021.06.25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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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우리의 대응에 관해
24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개최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세미나 패널 참석자

<편집자 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 중국, 대만, 일본, 유럽 정부는 반도체 기업에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을 해주며 자국 내 제조시설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선 점유율 하락 등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4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주최한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중국 갈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가능성과 우리의 대응' 세미나에서 다양한 우려와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도드라지게 나왔다. 

세미나에서 나온 패널 토론 주요 내용을 옮겨 담았다. 

패널 토론 사진

패널토론 참석자

황철성 서울대학교 교수, 왕윤종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박정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연원호 KIEP 부연구위원,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황철성 서울대학교 교수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한 관심을 3, 4년전 우연한 기회에 갖게 됐습니다. 올해 초 미국 백악관에서 나온 약 75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가 있는데요. 이 보고서의 프리뷰를 읽어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위기를 과장하고 싶지 않지만, 반도체 칩에 가장 중요한 공급망인 곳(대만 TSMC)이 중국으로부터 해상거리가 약 100만마일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다"라며 "공급망의 안전성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즉, TSMC를 말하는 것이죠. 

미국 주요 언론에서는 중국이 대만에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는 여러가지 정치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반도체 측면에서는 보면 미사일 등에 칩을 공급하는 TSMC가 주목됩니다. 반도체 칩이 안보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장중머우 TSMC 전 회장은 이를 '실리콘 실드(Silicon Shield)'라고 언급했습니다. TSMC가 침공 당하면 미국에 2차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TSMC를 보호해 준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요?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위협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 때 실리콘 실드가 도움될 것인가? 우리는 독보적인 메모리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D램이 우리나라의 실리콘 실드가 될 수 있겠죠. 

최근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반도체 1등 위상이 흔들린다"라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반도체에서 한 번도 1등을 한적이 없습니다. 메모리에서만 1등입니다. "파운드리가 위험하다"라는 식의 표현이 더 맞겠지요. 또 "한국은 메모리가 1등이니 비메모리를 잘 해야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메모리에서 1등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 말과 올해 초 마이크론은 최첨단 D램을 제일 먼저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복잡해서 제가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메모리 1등 강자를 유지하면서, 메모리를 실리콘 실드로 여길 수 있는지. 그리고 반도체 파운드리를 이끌어 갈 수 있느냐에 대해 저는 물음표를 달고 있습니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최근 정부가 인력 양성에 문제가 많다고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반도체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시작했죠. 이것을 보고 두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첫번째, 다행스럽게도 미국이 메모리는 넘보지 않고 있습니다. 두번째, R&D 자금 중 상당부분이 대학의 연구비로 흘러가게 됩니다. 지금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인력입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전문 반도체 인력을 미국에 더 빼앗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대학에도 반도체 연구인력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인도 등에서 유망한 교수, 학생들을 데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왕윤종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그동안 미국은 산업정책이 딱히 없었는데, 반도체 관련해서 칩스포아메리카액트(CHIPS for America Act)와 같이 520억달러를 지원하는 대대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팹을 오스틴에 증설하고, TSMC가 미국 내에서 파운드리를 추가로 증설할 때 미국 정부가 시설투자에 대해 45% 세제공제를 해준다고 합니다. 이는 엄청난 지원 정책입니다. 중국도 여러가지 세제지원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별도 트랙을 만든다는 구상은 아직 없지만, 신기술 분야에 우대 세제공제를 따로 만들어 놓은 상태입니다. 주요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 그 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위해 필요할 수 있지만, 반도체 말고 다른 분야로 확산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봐야합니다. 

이 문제가 앞으로 결정될 것인가? 올해 12월 제네바에서 WTO 회의가 열립니다. 그 동안 미국, 일본 등은 중국을 견제해 왔는데, 미국이 앞장선다면 WTO의 방안은 개정되는 것이 힘들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미국이 국방특별법을 2019년에 만들었는데요. 매년 외국인 투자 법안을 만들어서 중국기업을 타겟으로 통제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미국은 중국 기업이 미국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완전히 봉쇄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중국 기업은 미국의 벤처기업까지 포함해서 사실상 인수가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칭화유니의 자회사 양쯔메모리(YMTC)의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의 인수가 모두 물거품이 됐죠. 반대로 미국이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인수합병도 중국에서는 허락을 못 받고 있습니다. 퀄컴의 대표적이고, 금년에는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고쿠사이일렉트릭 인수가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중국은 승인을 아예 안해줍니다. 묵묵부답이죠. 1년 5개월간 대답이 없으면 무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중국이 묵묵부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면 인수가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에 대해 중국의 승인이 남아있는데요. 이전처럼 승인이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이 부분은 어디서 다뤄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다를 수 있는 국제기관이 없습니다. 중국의 개기기 작전이 과연 공정성이 있는가? 이 부분도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한다. 어렵게 인수 계약을 하고 나서 계약이 깨졌을 때, 비용 부담도 생깁니다. 

최근 중국 CCTV의 기사에서 "한국은 미국편에 설 것인가, 중국편에 설 것인가?"란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양국 편에 서야합니다. 미국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주요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의 메모리 기술 공급은 미국에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과 협력해야 합니다. 반면, 중국은 중요한 시장(고객)이기 때문에 계속 협력을 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팹이 중국에 있기도 합니다. 

과연 반도체 동맹의 의무가 무엇인가? 한미 반도체 동맹. 중국과의 동맹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무한경쟁 시대에 과연 반도체 동맹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왔다고 말하고 있지만, 슈퍼사이클이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서버쪽은 수요가 많다고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 사람들의 생활이 변화되면 수요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북미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망 부족이 일시적인지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인지, 자칫 과잉투자로 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과잉투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2018년(빅사이클) 이후에 사이클이 변화됐습니다. 과연 2021년 2022년이 빅사이클이 맞는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미국에서 과감한 반도체 산업 정책이 나왔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정책이 나온지 꽤 오래됐죠. 이 정책 때문에 우리나라가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반도체는 국제적으로 같은 시장을 보고 기업들이 경쟁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투자의 규모가 동일하고, 극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동일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정책은 규모면에서 유사합니다. 단, 각각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보강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것만 다릅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시장을 놓고 미국, 중국, 대만, 일본과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한다면 그만한 규모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근 산업부가 K-반도체 정책을 내놨고, 국회에서는 많은 정책이 논의 중이고 특별법도 수립중에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잘 이해해서 반영됐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국내 다른 산업과 비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는 글로벌 경제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와 글로벌 기업과 비교를 해야 합니다. 

오늘 주제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우리의 대응입니다.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구조는 앞으로 급격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동안 반도체 공급망은 국제 분업화되어서 추진돼 왔습니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장비를 주도했습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를 주도했고, 한국은 제조, 대만도 제조, 중국도 일부를 주도하면서 공급망이 분업화가 됐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분업 체제는 점점 자국화 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미국이 부족한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있죠. 구축하기 위해서 정부가 나서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소재부품 장비 공급을 못 받자, 자국내 소재부품 장비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제조에서 글로벌 탑이지만, 소재부품장비에서 역량이 충분한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와 기업이 같이 투자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반도체 제조시설은 확장 전략 때문에 많이 생겨날 예정입니다.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반도체 산업이 팽창할 텐데요. 가장 필요한 것이 사람과 원천기술입니다. 사람과 원천기술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국가의 경쟁력으로 표현될 것입니다. 미국은 제조시설 구축과 원천기술 및 인력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제조시설과 인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수가 적다고 인력을 적게 양성할 수 없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인구수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에 보다 더 많은 원천기술이 창출되어야 글로벌 경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미중간에 반도체 패권경쟁 때문에 우리 시각이 너무 반도체에만 매몰돼 있는 것 같습니다. 공급망 구조 측면에서 반도체 산업과 반도체 제조는 다릅니다. 반도체 산업 공급망은 반도체 제조를 위해 소재부품장비에 대해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며, 이 부분은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제가 걱정인 것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 정책은 반도체 산업 공급망이 아니라 반도체 공급망입니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첫번째로 한 일이 반도체 공급망 수급에 대한 조사입니다.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곳에 수요 공급이 얼마나 안정화됐느냐,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고민을 해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 전자 산업, TV 산업 등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산업의 공급망 내에 반도체를 포함해서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반도체 산업 정책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런 준비가 안돼서 반도체 공급을 못 받으면 자동차, TV 산업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런 수급 과정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대기업의 거대 제조시설 중심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제조시설에 생산될 수 있는 반도체도 많습니다. 

중국 산업 정책은 전력반도체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등의 제조시설에 많은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부분에 충분히 고민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자체의 공급망 수급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도 연구기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연구해서 해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산업정책의 가장 핵심 요소는 제정입니다. 반도체는 특정자원에 대한 보조금, 수출은행을 통한 지원까지 금지 보조금, 수출 보조금에 명확하게 해당되는 부분이 있어서 WTO 규범과 충돌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봅니다. 미국은 자국의 산업 정책의 방향이 국제 규범과 충돌한다면, 국제 규범까지 바꾸겠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WTO 체제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상당히 우려가 됩니다.

여러 토론자들이 기술협력에 대해 언급하셨는데요. 한국의 인력 유출문제가 굉장히 심각할 것으로 봅니다.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우리나라가 44조원 반도체 투자 약속을 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대응 방법이었지만, 동시에 국내 산업 기반의 경쟁을 유지하는 것을 염두하고 정교하게 대응 전략을 짜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안에 구체적인 내용과 협력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 필요합니다. 

연원호 KIEP 부연구위원

미국의 중국 제재가 심한 가운데, "한국이 대응 방법이 있는가?"란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대응 방법이 없다"라고 답하겠습니다.

작년 화웨이 사태를 봤듯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수출규제는 모두 미국 국내 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모든 글로벌 회사들이 이것을 따랐습니다. 왜냐면 국제 통상에 있어서 달러 패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안은 결제 수단의 사용률이 2%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제통상에서 미국의 패권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우리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두번째 받은 질문은 서플라이체인 재편 가능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TSMC가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했습니다. TSMC는 파운드리 첨단 공정에서 가장 앞서 나감에도 이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입니다. 인텔이 애리조나 팹에 투자하고, 삼성이 17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가 안됩니다. 

중국이 기술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TSMC가 계속 미국쪽에 붙는다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공급망의 다변화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만의 높은 의존도를 탈피해야 하기 때문이죠. 

공급망 재편 자체가 사실 비경제적인 것입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에 입각한 비효율적인 체인을 만든다는 것이죠. 트럼프 행정부 때 중국의 제재로 공급망이 마비됐고, 이를 계기로 각국에서 제조 시설에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WTO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대응을 해야 합니다. 

중국이 제조 분야에서 치고 올라오면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한다고, 한국이 소재부품장비를 고도화하는 전략만 해야 할까요? 저는 이런 모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본은 그렇게 한 것에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뿐 아니라 일본도 파운드리 팹을 유치하려고 합니다. 제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된 것 입니다. 모든 분야에 걸쳐서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중국과 대만간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한국이 받는 리스크가 있습니까? 

황철성 서울대학교 교수

미국 입장에서 대만의 TSMC 단독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큽니다. 이는 우리나라 파운드리에게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텔이 지금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에 부정적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텔 기술을 TSMC 대비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동안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안 했던 것이죠. 

최근 인텔의 팻 겔싱어 신임 CEO가 지역신문에서 인터뷰를 한 기사에 따르면 본인이 CEO직을 수락한 이유가 파운드리 진출을 허락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제는 미국 정부가 경제적인 이유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파운드리의 고객사는 팹리스입니다. 팹리스 회사는 퀄컴, 애플 등인데요. 최근 퀄컴 신임 CEO는 인터뷰를 통해 인텔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퀄컴은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이용해 왔죠. 이제 미국 정부가 뒤에서 조정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복병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 삼성전자가 조금 걱정이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인 유럽과 일본 기업은 실제로 미국에 어떤 대응하고 있나요?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유럽연합(EU)은 공급망 재편하는 정책 2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월달 발표를 한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팔로우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EU는 공급망에 참여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 환경과 노동에 대해 실사 기준으로 세웠고, 이는 외국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의무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결국은 EU 공급망에 참여하려면 환경과 노동 기준을 충족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책은 중국과 같이 강제노동(저렴한 인건비 등을 기반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을 하는 기업에게는 불리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친환경, 노동 문제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글로벌 트렌드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ESG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수출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제조 방식을 개선해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반도체 미중전쟁 중에 일본과 대만은 여러 연합을 만들어서 윈윈(Win-Win) 전략으로 잘 대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대만이나 일본이 우리나라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언론에는 대만의 TSMC가 반도체 제조에서 전공정, 후공정 모두 세계 최고다. 최근에는 후공정 기술이 더 중요해 졌습니다. 대만은 소재 부분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최근 첨단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 일본에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첨단 소재 기술이 필요하죠. 자사의 제조시설에 사용되는 소재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이것이 잘 되면 향후 제조시설도 짖겠다는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일본 소재 업체와 협력해 왔습니다. 일본 소재 제조사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제조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국은 최첨단 제조시설과 공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일본 소재를 사용하면 세계의 표준이 됩니다. 일본 소재 기업은 우리나라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도 일본 소재를 공급받으면서 서로 윈윈관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 일본 수출 규제 이후에는 마음이 조금 멀어지긴 했습니다. 

산업 내에서 양사는 굉장히 가깝습니다. 근 50년 동안 서로 협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협력이 필요하다면 우리나라도 일본에 공동연구를 설립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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