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원문>
인터뷰 진행 : 한주엽 디일렉 대표
출연: 이수환 기자
- 시러스로직이라는 회사 압니까?
“알죠.”
- 저는 굉장히 오래전에 ‘펜티엄(Pentium) 586’이라고 그랬죠. 그 PC에 뚜껑을 열어보면 ‘시러스로직’이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칩이 박혀있는 사운드카드를, 그 당시에는 사운드카드를 썼잖아요.
“반드시 써야 했죠.”
- 그때는 외장으로, 요즘은 다 통합돼서 안에 다 들어가 있지만.
“요즘은 코덱만 있고 소프트웨어로 제어하죠.”
- 옛날에는 사운드카드 쪽에 시러스로직 칩이 많이 쓰였었는데. 시러스로직 말고 또 유명했던 회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기억이 안 나네요.
“ESS도 있고 그다음에 그 유명한 사운드블라스터.”
- 근데 그 시러스로직이 지난 8일 날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입니다. ‘라이언반도체라는 회사를 3억35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라이언반도체는 충전칩, 요즘 얘기하는 퀵차지.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충전 IC와 그리고 DC-DC 컨버터칩을 공급하는 회사거든요. 시러스로직은 여전히 오디오칩 전문이죠.
“오디오뿐만 아니고 IoT나 이것저것 요즘은 모바일 시대니까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늘리려고 하는데. 충전 솔루션까지 우리가 가져와서 고객군을 넓히겠다. 제품군을 넓히겠다. 말하자면 ‘고성능 혼성신호칩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라고 해서 지난 8일에 공식발표를 했죠. 라이언반도체 홈페이지를 가봐도 헤드라인에 보면 ‘우리가 시러스로직과 합병한다’ 이런 발표가 났습니다. 이 발표가 나서 저희도 사실 내부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고 나서 “어디가 어디를 인수했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게 국내에서 되게 화제더라고요.
“일단 시러스로직 입장에서는 라이언반도체가 하는 것과 비슷한 큰 회사가 있었죠. 맥심이 있었는데.”
- 맥심.
“ADI가 맥심을 인수해버리는 바람에.”
- 맥심하고 비교해보면.
“덩치 차이는 현격하지만”
- 라이언반도체는 2013년도에 설립된 말하자면 스타트업이고. 매출이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글로벌 세트업체에 고속충전에 대한 칩을 공급한 이력도 있고 한데. 매출이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얘기를 들어보니까. 근데 한국에서 이 회사가 굉장히 화제가 됐던 이유는 이 회사 CEO가 김원영씨라고.
“많이 들어본 이름이네요.”
- 한국인입니다. 근데 한국에서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 가서 아마 같은 분야에 박사까지 받고 나와서 미국에서 또 다른, 지금은 공동 CEO로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존 크로슬리(John Crossley)라는 분과 규합을 해서 샌프란시스코에 2013년도에 라이언반도체라고 회사를 세웠는데. 그게 한국에서 조금, 특히 SK하이닉스 생태계 안팎을 중심으로 “대단하다”라고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데. 왜 그런가 봤더니 김원영 CEO가 김종갑 사장, 예전에 2007~2010년도까지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 그때 이제 주인이 없을 때.
“워크아웃 시절이었죠.”
- 대표이사를 하셨던 분이고. 김종갑 전 한전 사장은 최근까지 한전 사장도 하셨고 그전에는 지멘스에 계셨고. 원래는 고위 관료 출신이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차관 출신이시죠.”
-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인데. 기업으로 가서 성공적으로 전문경영인 평가를 받는 분이셨고. 제가 알기로는 관료 출신으로 이렇게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 사기업·공기업·국내기업·해외기업 이렇게 다 오랫동안 CEO를 하신 분이 있나? 없는 것 같은데...
“제 기억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입지전적인 경력을 가지고 계신 분인데. 이분의 아들이 라이언반도체의 CEO였다. 얼마에 인수가 됐냐면 3억3500만달러. 물론 그 중간에 투자도 받고 해서 지분 100% 들고 있는 것도 아니고 동업자도 있기 때문에 좀 나눠서 갖고 있긴 하겠지만. 매출이나 이런 거에 비해서는 굉장히 시러스로직에게 좋은 가격을 받고 팔았다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김종갑 사장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화제가 된 건가요?”
- 사실 그분 아들이 이런 반도체 스타트업을 미국에서 한다라는 건 주변에서 알고 있던 분들이 별로 없었다고 그래요. 근데 이제 SK하이닉스가 2019년 6월에 라이언반도체에게 투자를 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35억4000만원 정도 이렇게 해서 지분 5.42%(166만5121주) 정도 가져온 걸로 됐는데. 그렇게 투자된 게 얘기가 나오면서 이 회사 CEO가 한국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되니까. 이렇게 얘기들이 나오면서 “아 그분이 그분의 아들이더라” 이런 얘기들이 조금씩 세간에 알려졌던 것 같아요. 하이닉스하고도 연관이 있는 게 일단 SK하이닉스는 아니었지만, 그전에 하이닉스반도체 시절에 사장이었던 분의 아들이기도 하고 또 SK하이닉스가 투자를 했기도 하고. 또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가 있지 않습니까. 옛날에 청주에 M8 공장.
“예전 공장들.”
-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200mm 공장에서 라이어반도체의 고속 충전칩과 DC-DC 컨버터칩 이런 걸 거기서 생산을 한 것 같아요. 말하자면 하이닉스 전 사장에 아들이면서 최근에 투자한 회사이기도 하고 또 우리 자회사의 팹을 쓰는 고객사이기도 하고. 그렇게 되니까 그쪽에 생태계에서는 이 딜이 딱 이뤄지고 발표가 난 다음에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다고 하는 것 같아요. 특히 35억 정도 투자를, 적은 돈은 아니죠.
“적은 돈은 아닌데.”
- 이게 그때 밸류를 얼마 받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조금 유추할 수 있는 게 뭐냐면 이번에 어쨌든 팔 때 지금 아직 계약을 맺었다는 발표만 난 거니까. 이제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아마 지분, 기존에 투자했던 회사들도 다 같이 같은 조건으로 해서 아마 현금을 받지 않을까 싶은데. 한 10배 가까이.
“10배면.”
- 35억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10배 가까이면 350억원 정도. 그것보다 아래인 것 같은데. 그 정도에 투자 차이. 뭐 SK하이닉스라는 회사의 매출 규모나 이익 규모로 봤을 때 이 돈이 큰 건가라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2년 안에 이렇게 10배의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제가 볼 때는 SK하이닉스 포함해서 SK 전반으로 기업들을 잘 보고 다니는 것 같아요.
“여기는 정말 M&A를 하더라도 이렇게 성공 신화를 써나가기가 쉽지 않는데 말이죠.”
- SK하이닉스는 포함이 안 됐지만 SK 쪽 반도체와 연관이 되어 있는 계열사들,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이런 쪽에서도 일본에서 뭔가 JV나 이런 투자를 하기 위해서 그쪽에 법인도 돈도 넣고 법인도 새로 그랬지 않습니까? 그런 걸 보면 SK는 그렇게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을 정말 잘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라이언반도체는 칩을 만들어서 최종 고객사는 어디로 들어갔나요?”
- 최종 고객사는, 지금은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는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들어갔고 중국 샤오미는 직접 들어간 것 같은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공급할 때는 직공급이라기보다는 NXP도 그것을 하는데. NXP에 말하자면 2차 벤더처럼 OEM을 줬다고 해야 하나요? NXP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에 들어왔고 현재 그 거래가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샤오미하고는 거래가 되고 있는데. 이런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에 고속충전 IC와 DC-DC 컨버터칩을 공급을 했다. 이게 중요한 게 뭐냐면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걸 보면 ‘굉장히 높은 고전류를 흘리면서도 우리가 설계상에 새로운 설계기법을 가미해서 열을 낮췄다’ 그러니까 전력이 외부로 밖으로 빠지거나 이런 것을 방지해서.
“안정성에 관련된 부분이겠죠.”
- 여기 보면 경쟁칩 차지 IC 같은 경우에는 56도라고 나와 있는데 본인들의 칩을 쓰면 45도 정도밖에 안 나온다. 이런 점들이 시러스로직은 좀 높게 평가를 한 것 같고. 아무튼 좋은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공사례를 만든 것 같습니다.
“최근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을 보면 과거랑은 양상이 많이 달라 보입니다.”
- 최근에 창업하는 스타트업들, 특히 시스템반도체 쪽 스타트업들을 보면 지금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많은 팹리스 업체들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 있는 회사들이 1세대 혹은 2세대. LG반도체에 계시다가 나와서 창업하신 분도 계시고.
“기존에 기업에서 많이 나오셨죠.”
- 삼성에 있다가 나와서 창업하신 분들. 이런 분들이 나와서 회사를 차려서 성장을 시켜서 상장도 하고. 말하자면 1세대와 2세대. 국내파 1세대~2세대들이 만든 회사들이 지금 그런 상장 되어 있는 회사들의 주류가 된다고 한다면. 최근에 창업한 시스템반도체 스타트업들을 보면 대부분 다 해외파에요.
“세대교체라고 봐야 될까요?”
- 세대교체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트렌드가 바뀐 것인지.”
- 어떤 기준으로 성공을 놓고 봐야 될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해외에서 공부하신 분들, 미국이나 이런 곳에서 어떻게 투자를 받고 어떤 식으로 사업의 구상을 하고 그림을 몇 년도까지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에 대해서는 과거에 지금 상장되어 있는 기업들하고 비교했을 때 그림을 엄청 크게 그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투자도 굉장히 대규모로 받고 있죠. 망해도 크게 망할 것이다. 근데 성공하면 더 크게 성공할 것이고.
“뭔지 알 것 같습니다.”
- 제가 이름을 대기가 약간 그런데. 하여튼 최근에 투자받아서 “몇십억 원을 투자받았다”라고 언론지들에서 나오는 시스템반도체 쪽에 스타트업들, 특히 AI 쪽도 있고 메모리컨트롤러 쪽도 있고 ARM 코어에 대항하는 새로운.
“리스크파이브(RISC-V)와 같은 것.”
- 리스크파이브(RISC-V)와 관련된 디자인하우스 업체도 있고 이런 걸 보면 굉장히 크게 그림을 그리고 투자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래서 성공할지 안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추세를 보면 고속성장과 판 자체를 더 빨리 키워서 더 빨리 성공으로 안착하는 스토리를 만들겠다라는 것이 보이네요”
- 저희가 스타트업들을 찾아다니면서 보면 대학에 교수님들 연구실에서 스타트업 창업하는 분들도 꽤 있고. 특히 시스템반도체 같은 경우는 대학에 교수님들이 산업협력으로 기업들한테 과제비를 받아서 연구원들이 있잖아요. 석사와 박사들. 그분들을 통해서 개발해서 공급하는 이런 일들을 많이 하는데. 그게 뭐 그런 식으로 하면 1년에 매출이 그렇게 많이 나올 수 있진 않아요. 그런 매출이 그래도 있기 때문에 아예 배를 곯고 사는 건 아닌데. 그렇게 해서 그걸 가지고 창업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투자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100억원 밑에 정도에 연간 매출을 그것도 자체 매출이 아닌 기업의 요구에 의해서 돈을 받고 제품을 만들어주고 그쪽으로 제품을 넘기는 사업 모델을 하는 기업에는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투자하시는 분들은 확률적으로 10개든 100개든 투자하면 그중에 크게 터지는 회사는 몇 개 안 되거든요. 그러면 일단 초기에 계획이나 우리의 사업 로드맵을 얘기할 때 보면 그림을 크게 그려야 성공해도 크게 먹는 거고. 안되면 크게 터지는 거지만. 그렇습니다. 근데 최근에 한국 시스템반도체. 라이언반도체는 한국 업체는 아니죠.
“미국 업체죠.”
- 미국에 소재지이지만 어쨌든 최근에 스타트업의 창업 양상은 과거하고는 굉장히 많이 달라져 있다. 그렇게 오늘 라이언반도체 얘기를 보다 보니까.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에 투자까지 얘기를 하게 됐네요.”
- 눈에 보여서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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