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볼보 등 완성차 업체 관심
전동공구·e바이크 시장도 확대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는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재충전이 가능한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다. 과거 노트북, 휴대폰 등에 주로 사용됐다가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 밀려 한동안 세가 줄었다.
반전의 계기는 테슬라가 마련했다. 모델S, 모델3, 모델Y 등에 적용하면서 사용량이 크게 높아졌다.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원통형 배터리를 쓰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BMW,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가 원통형 배터리 신규 채용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BMW다. 지난해부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접촉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타진했다. 아직 별도의 합작사 설립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2170 규격(지름 21㎜, 높이 70㎜)과 4680 규격(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GM은 아직 연구·개발(R&D) 수준이다. 2170 규격 원통형 배터리를 기존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푸조, 시트로엥, 지프, 피아트, 마세라티 등 여러 브랜드 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는 표준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원통형 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생산성 때문이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돌돌 말아 원통형 캔(CAN)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예컨대 신규 투자가 진행 중인 삼성SDI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우 분당 생산속도(PPM)를 종전 200PPM에서 300PPM으로 높였다. 시간당 생산량 확대로 연간 생산 규모를 20% 이상 높일 수 있게 됐다.
다만 권취기(와인더)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170 규격 원통형 배터리까지는 안정화가 이뤄졌으나, 4680 규격 원통형 배터리는 아직 제대로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단동장비를 추가로 써야 하고 전해질 주입기를 새로 개발해야 한다. 더 커진 원통형 배터리를 빠른 속도로 만드는 것은 고난도 기술이다.
전기차가 원통형 배터리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전동공구, e바이크 업체들은 배터리 물량 확보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원통형 배터리 공급부족이 지금도 이어지면서 신설 공장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을 짓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IT 시장 중심으로 성장했다가 전동공구, 정원공구, 무선청소기와 같은 비(非)IT 중심으로 수요처가 달라졌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110억셀이었다. 올해는 150억셀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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