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피케미칼은 SK하이닉스에 하이K 프리커서 공급중
지배기업 야커커지 CEO "프리커서 국산화" 강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 주목
SK하이닉스 핵심 전자재료 협력사인 유피케미칼의 중국 관계사가 현지에 프리커서 공장을 짓고 있는 가운데, 지배회사 투자자를 상대로 '(중국 내) 국산화'를 강력하게 강조하고 있다. 유피케미칼은 SK하이닉스와 D램 공정 로드맵, 기술 레시피, 향후 개발 방향성을 긴밀하게 공유하는 핵심 협력사 중 하나다. 지난 2016년 중국 화학기업인 야커커지(深圳雅克技术股票价格有限的厂家, Jiangsu Yoke Technology)에 매각된 바 있다.
유피케미칼은 중국 기업에 매각된 이후로도 SK하이닉스에 하이K(고유전율) 프리커서 재료를 꾸준하게 공급하고 있다. 이 재료는 D램 생산에서 핵심 중 핵심이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야커커지 계열 회사가 중국에 프리커서 공장을 지을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피케미칼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 야커커지는 자회사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沙漠风先科半导体行业新物料有限制子公司)를 통해 차세대 전자재료 국산화 프로젝트(沙漠风先科新一带智能个人信息物料国产a化建设项目)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 골자는 중국 우시시에 속하는 이싱경제기술개발구(宜兴金钱新技术设计规划区)에 반도체용 하이K 프리커서와 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PR) 재료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이 골자다.
작년 11월 착공했다. 총 20.15억위안, 우리돈 3900억원이 투입된다. 부지 면적은 6.9만제곱미터. 재료 생산 능력은 연 14.1만톤에 이른다. 이싱 공장은 올해 말 완공, 내년 양산 공급이 목표다. 현재 중국 내에서 하이K 프리커서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생산하는 현지 회사는 전무한 상태다. 기술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야커커지는 선전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투자자와 정기적으로 만나 회사 상황을 외부로 공개하고 있다. 션치(沈琦) 야커커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개최된 투자자 행사에서 "내년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CXMT와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에 하이K 재료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면서 "반도체 공정이 더 선진화될수록, 전구체의 사용량은 더 늘어나게 되며, 중국 내 1위 프리커서 공급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싱경제기술개발구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과는 직선거리로 55km, 안후이성 허페이시 소재 CXMT 공장과는 약 250km 거리에 있는 곳이다.
션치 CEO는 최근(5월) 개최된 투자자와의 미팅에서도 "(이싱 공장을 통해) 중국 내 고객사 요구에 따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재료의 국산화 공급을 완성해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프리커서는 전구체(前驅體)라고도 불린다.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형태 물질을 전구체 혹은 프리커서라고 업계에선 말한다. D램용 하이K 프리커서는 D램 핵심 요소인 커패시터 위에 원자층 단위로 얇게 증착된다. D램은 커패시터 내 전하 저장 유무로 0과 1을 판별한다. 선폭이 좁아질수록 커패시터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율이 높은 하이-K 물질을 증착해야 한다.
유피케미칼은 오랜 기간 SK하이닉스에 관련 재료 등을 공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장비 대비 재료 공급사가 고객사의 핵심 정보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하이K 물질 같은 경우 D램 기술 노드에 따라 조금씩 물질 구성이 바뀌기 때문에 공식 비공식 교류가 활발하다"면서 "이런 회사 중국 관계사가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지으면 정보가 그쪽으로 빠질 우려가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피케미칼 지분 100%는 국내 법인인 선과한국반도체신재료가 보유 중이다. 이 회사 지분 100%는 중국 법인인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가 보유했었고,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 지분 100%는 야커커지가 갖고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야커커지는 지난해 연말 공장 착공 시점 즈음 중국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를 둘로 쪼개 야커전자신재료(山东雅克电子设备新建筑材料十分有限子公司, Jiangsu Yoke Electronic New Material)를 신설했다. 이 회사가 한국 유피케미칼을 지배하는 한국법인 선과한국반도체신재료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구조를 조정했다. 정리하면 중국 이싱에 짓는 장쑤선과반도체신재료 생산 법인과 한국의 유피케미칼은 직접적 지분 관계가 없다.
야커커지에 정통한 한국 관계자는 "아무래도 유피케미칼과 지분 관계가 있는 법인이 중국에 공장을 지었을 때 한국 내 민감한 여론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야커커지의 공식 공시 기록에서도 프리커서보단 포토레지스트가 중점적으로 강조돼 있다. 그러나 이싱일보 등 해당 지역 언론 보도 내용은 전구체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투자자 질의도 포토레지스트보단 전구체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유피케미칼은 중국 야커커지에 매각된 이후로도 대형 고객사 SK하이닉스를 등에 업고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매각 이듬해인 2017년 이 회사 매출은 649억원, 영업이익은 169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1504억원, 영업이익은 384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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