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탠덤 구조와 와이옥타·LTPO 등 적용 계획
"양산기술 확보하려면 시간 필요할 것" 관측
삼성디스플레이가 인텔 행사에서 공개한 슬라이더블 OLED는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 구조와, 터치 전극을 패널 안에 적용하는 와이옥타 기술 등이 기본 개발 방향인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아직 시제품이어서 양산 기술 확보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옆으로 당기면 화면 크기가 13인치에서 17인치까지 늘어나는 슬라이더블 PC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개했다. 최주선 사장 말처럼 이날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17인치 슬라이더블 PC 시제품을 선보였지만, 실제 슬라이더블 화면 구동 장면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날 공개된 슬라이더블 OLED 시제품의 대표적 개발방향은 RGB OLED를 2개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그리고 박막봉지(OLED를 수분·산소에서 보호) 위에 터치 전극을 형성하는 온셀(On-Cell) 방식 기술인 와이옥타(Y-OCTA),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 스택 탠덤 OLED는 발광층이 2개층이어서 발광층이 1개층인 싱글 스택(Single Stack) 방식보다 화면 밝기는 2배, 수명은 4배 가까이 확대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 중인 스마트폰과 IT 제품(태블릿·노트북), 차량용 OLED는 모두 싱글 스택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 제품 OLED 시장 개화에 대비해 올 상반기 투 스택 탠덤 OLED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달 하순 'IMID 2022' 행사에서는 차량용 OLED에도 투 스택 탠덤을 적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슬라이더블 OLED의 또다른 개발방향은 박막봉지 위에 터치 전극을 형성하는 온셀 방식 기술인 와이옥타 적용이다. 패널 위에 터치 필름을 부착하는 애드온(Add-on) 방식과 비교하면, 온셀 방식은 터치 전극을 패널 안에 적용하기 때문에 패널 두께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와이옥타는 대화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슬라이더블 OLED의 박막트랜지스터(TFT)는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상위(프로) 라인업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사용 중인 LTPO TFT가 기본 콘셉트다. 세트 업체는 고사양 제품에서 저전력 소비를 위해 LTPO TFT를 적용한다. LTPO TFT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에 기반을 두고, LTPS 소자 구동에 필요한 여러 트랜지스터 중 스위칭 소자를 산화물(옥사이드)로 바꾼 TFT다. 옥사이드는 계속 노출되는 화면의 누설전류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슬라이더블 OLED 시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구동 롤러와 모터 등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19년 특허로 출원(신청)한 '슬라이더블 표시 장치' 특허명세서 등에 슬라이더블 구동 기술이 소개돼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등에 공급 중인 폴더블 OLED는 힌지로 화면을 접고 편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가 슬라이더블 OLED의 양산 기술까지 확보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울트라신글래스(UTG)와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등 커버윈도 소재 선택도 문제다. 시인성에선 UTG가 좋지만 내구성에선 투명 PI 필름이 우위에 있다.
또 슬라이더블 OLED는 편광판을 없앤 COE(Color Filter on Encapsulation) 기술 적용도 과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슬라이더블 OLED에서 편광판을 대체하기 위해 박막봉지 위에 컬러필터를 저온에서 인쇄하고, 블랙 PDL(Pixel Define Layer)을 사용하는 COE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OLED에서 편광판은 패널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화소(픽셀) 사이 전극에 닿아 반사되는 것을 막아 디스플레이 시인성을 높이는데, 불투명한 플라스틱 시트인 편광판을 빛이 통과하면 밝기가 50% 이상 감소해 광 효율이 떨어진다. OLED에서 편광판을 없애고 컬러필터를 사용하면 색이 더 선명하게 표현되고 소비전력을 낮출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에 편광판을 없앤 OLED를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