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구개발 야심작 결실…비포마켓 인증 2가지 요건 갖춰
차량용 CIS 빅3(소니, 옴니비전, 온세미) 넘어설 비장의 무기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 픽셀플러스가 내년 초 처음으로 비포마켓 전용 차량용 CMOS이미지센서(CIS)를 선보인다. 이미 제품 개발을 마쳤으며 고객사에게 ES(엔지니어 샘플) 형태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픽셀플러스가 비포마켓 시장에 진입한 적은 있지만 인증 요건을 갖춘 비포마켓 전용 차량용 CIS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려 10년 동안 연구개발(R&D)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온세미컨덕터, 옴니비전, 소니 등이 주도하는 차량용 CIS 시장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픽셀플러스는 내년 1분기 비포마켓 전용 CIS를 ES 형태로 고객사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김도형 픽셀플러스 전략기획실 상무는 “내년 초부터 고객사에게 샘플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신제품은 내년 하반기부터 대규모 양산에 들어가 2024년 본격적으로 매출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역시 비포마켓과 에프터마켓으로 나뉜다. 비포마켓은 1차 협력사를 거쳐 완성차 기업에게 공급하는 형태다. 에프터마켓은 전장 솔루션을 만드는 파트너 기업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픽셀플러스는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기존에 공급하고 있는 비포마켓 제품보다 자동차 안전기능(Automotive Safety Function)을 강화해 개발이 까다로운 비포마켓 전용칩을 개발했다.
비포마켓 전용칩 개발 난이도가 높은 이유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물리적인 규격이다.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테스트 표준인 ‘AEC-Q100’을 만족해야 한다. 두번째로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 표준인 ‘ISO26262’의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 등급을 확보해야 한다. ASIL 등급은 A~D까지로, D로 갈수록 인증이 까다롭다. 이미지센서는 B~C 등급을 받아야 납품할 수 있다.
픽셀플러스는 이 두 가지 규격을 만족시킨 ‘PK5130KA’란 차량용 CIS 칩을 개발했다. 내년 초 ISO26262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인증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3~6개월. 인증과정을 마치면 내년 말부터 대규모 양산이 가능하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비포마켓 전용 칩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비포마켓이 에프터마켓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크다. 또 비포마켓은 진입만 하면 안정적으로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다. 수익성, 즉 영업이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비슷한 성능의 제품이라도 비포마켓 전용 칩은 에프터마켓 제품과 비교해 몇 배 더 비싼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인증 요건을 맞추기 어려워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픽셀플러스는 지난 10년 동안 R&D에 매진한 끝에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용 CIS 기업은 여럿 있다. 미국 온세미컨덕터와 일본 소니, 중국 옴니비전이 ‘빅3’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픽셀플러스 시장 점유율은 약 5%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신제품 개발과 함께 픽셀플러스가 빅3 주도의 차량용 CIS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픽셀플러스 관계자는 “차량용 CIS는 해상도와 감도, 픽셀 크기 등이 중요한데 이 부분은 이미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픽셀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506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36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올해 전체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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